'백악관 입맛' 담당하는 최정범 회장
'백악관 입맛' 담당하는 최정범 회장
  • 월드코리안뉴스
  • 승인 2011.01.0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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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정부 12곳 구내식당 운영

최정범 워싱턴지구한인연합회장은 '백악관 입맛'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백악관뿐 아니라, 상무부, 법무부, 복지부, 노동부 통계국, 해안경비대, 마약청 등 미국 수도 워싱턴DC에 있는 연방 정부 건물 12곳 구내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매일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하루 4만3000여 명에 이르는 연방정부 공무원들에게 한국 사람에 대한 신뢰를 한껏 높이는 주인공이 최회장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10월 5일자에서 한국계 기업 IL크리에이션 최정범 회장(46)을 한 면에 걸쳐 소개했다. 종업원 320여 명을 두고 연간 매출액 2000만달러에 5개 계열사를 거느린 기업 대표로 자리 잡은 그는 두 차례 사업실패와 재기를 통해 오뚜기 같은 저력을 보여준 사업가라는 소개다.

최회장은 어린 시절 사업을 하던 아버지 덕에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다. 1974년 아버지가 느닷없이 이민 길에 오르는 바람에 온 가족이 미국으로 건너왔다. 그러나 3년 후 어머니가 권총 강도를 당하고 다시 2년 후 뉴욕 맨해튼에서 운영하던 세탁소가 불타면서 비극은 이어졌다.

바이올린 연주자를 꿈꾸며 다니던 음악고등학교를 그만두고 버지니아주로 이사한 최씨는 가족 생계를 떠맡았다. 학업도 중단했다. 하루 12시간 동안 일하면서 소년가장 노릇을 했다. 버지니아에서 다시 벌인 식당 사업은 살아났고 가족 모두 재기했다. 최씨도 대학(메릴랜드대 경영학)을 마쳤다. 한국 여자와 결혼도 했다.

하지만 고난은 다시 찾아왔다. 미국 생활을 접고 한국에 들어가 공연기획과 여행사를 시작했다. 당시에는 쉽지 않았던 카네기홀에서 한국인 연주자 공연도 기획했다. 1997년 한국에 몰아닥친 외환위기와 함께 무너졌다. 두 번째 실패로 인생은 나락 끝까지 떨어졌다.

한국에서 쓴맛을 본 뒤 최씨는 다시 미국으로 건너갔다. 1999년 우연히 해안경비대가 입주해 있는 건물 구내식당 영업권이 매물로 나온 것을 발견했다. 터키계 노인이 운영하다 적자를 면치 못하자 손을 든 것이었다. 최씨는 20만달러짜리 권리를 1만달러에 응찰하면서 5년간 분할상환이라는 운 좋은 조건을 얻어냈다. 부족한 운영자금은 터키 노인이 도와줬다.

매출은 단숨에 3배로 뛰어올랐다. 연방정부 구내식당 운영을 위한 사냥은 들불처럼 확대됐다. 매릴랜드 록빌에 있던 복지부 건물 내 구내식당도 응찰해 따냈다. 2000년 들어서는 연방정부 건물 최대 규모인 상무부 구내식당까지 확보했다. 세계 최대 구내식당 운영업체인 애로마크에서 운영하던 것을 입찰 경쟁을 통해 가져온 것. 애로마크는 직원 13만명을 거느린 구내식당 업계 공룡이다. 운영권을 따낸 그해에 바로 매출을 4배로 끌어올렸다.

사업 성공 비결에 대한 최 회장의 답변은 명쾌했다. 그는 "한국 사람들만이 갖고 있는 헌신과 성실함이 첫째"라고 정리했다. 두 차례 큰 실패에서 나온 절박감과 종교의 힘이 이끌어왔다는 설명도 더 했다. 회사 이름 IL크리에이션은 '주 안의 창조(IN THE LORD's CREATION)'라는 뜻이다.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고객을 사로잡은 비결은 따로 있었다. 최 사장은 그동안 연방정부 구내식당에서는 도입하지 않았던 방식을 채택했다. 뷔페식으로 차려놓은 음식을 원하는 대로 고른 뒤 종류에 상관없이 무게만큼 돈을 내게 하는 방법이었다. 파운드당 5달러 원가가 드는 쇠고기와 25센트에 불과한 감자 요리에 무게가 같으면 같은 돈만 내도록 하는 것이다.

이용자 반응은 선풍적이었다. 육류를 좋아하는 이들은 실컷 즐기고도 싼값에 만족했고 채소와 과일류 인기도 좋았다. 이탈리아 중국 일본 한국 등 150여 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음식 종류도 한몫했다. 매장마다 음식 개발과 조리를 책임지는 주방장을 따로 두고 식단을 별도로 작성하고 있다.

연방정부 구내식당 운영 입찰도 정부 조달사업 가운데 하나다. GSA(조달청) 계약에서 미국 기업들에 비해 가산점을 얻기 위해 회사 대표이사는 부인 최리나 씨가 맡고 있다. 여성 기업인이나 소수인종 출신을 우대하는 '8A 제도' 등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다. 구내식당 운영권은 군대, 학교, 기업 등으로 얼마든지 넓혀 갈 수 있다.

최 회장은 지난 9년간 일군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10년간 회사를 더 키운 뒤 주식시장에 상장(IPO)한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매출액 2억달러 정도인 기업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이미 IL크리에이션홀딩스라는 지주회사 산하에 4개 회사를 두고 있다.

부동산 관리ㆍ건설, 식자재 공급, 구내식당 운영, 농장 운영 등으로 나뉜다. 최 사장은 지주회사 상장시 지분 구성 비율도 이미 세워놨다. 10%는 본인과 부인, 10%는 가족, 30%는 직원 몫이다. 나머지 50%를 일반에 공개하는 것이다.

상장을 위해 기업을 키워가는 과정에서 최 사장은 관련 한국 기업 투자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다는 생각이다. 세계 유수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자본과 회사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세계적인 구내식당 운영 전문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는 '소덱소'로 최근 메리어트호텔 자본에 인수됐다. 유럽 '유로레스트'와 미국 '애로마크' 두 기업이 수위 업체인 소덱소를 쫓고 있다. 최 회장은 IL크리에이션이 애로마크나 유로레스트를 뛰어넘어 소덱스와도 당당하게 겨룰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최 회장의 꿈은 IL크리에이션을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구내식당 운영 전문기업으로 키우는 것이라고 매일경제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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