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알면 알수록 다양하고 독특한 매력을 지닌 나라”
“이란, 알면 알수록 다양하고 독특한 매력을 지닌 나라”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6.08.0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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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 주이란대사 “주목 받는 이란시장… 비즈니스 이전에 친구가 돼야”

“이란 진출, 장기적으로 협력파트너 및 소비자와 신뢰 쌓아야”

지난 1월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해제된 데 이어 5월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을 계기로 한국 기업들의 이란 진출이 증가하고 있다. 김승호 주이란대사에 따르면, 최근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한국수자원공사, 산업은행, 우리은행 등의 공기업 및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대한항공, GS건설, 포스코플랜텍 등의 일반기업들도 현지에 신규 진출했다.

▲ 지난해 11월25일, 김승호 주이란대사(오른쪽)는 제3차 한국대사배 이란태권도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경기를 참관하고, 대회 관계자와 선수들을 격려했다.[사진제공=주이란대사관]

김 대사는 “아직까진 이란 측과 달러를 매개로 하는 금융거래가 원활치 않고 유럽 대형 금융기관이 이란과의 거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의 문제가 남아 있어 걸림돌이 되고는 있지만, 많은 한국 기업들이 계약을 완료하기 위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만큼 우리정부 및 대사관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이 현지에 진출할 만한 업종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 김 대사는 의료기기나 의약품, 섬유제품, 종이제품, 신재생에너지 설비, 미용품 등을 추천하며, 8,000만 인구가 있으므로 여타 분야도 얼마든지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물론 철저한 현지 시장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그는 “이란은 빈부격차가 심해 시장이 양극화된 특성이 있고, 상술이 발달해 결코 손해 보는 장사는 하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협력파트너 및 소비자와의 신뢰를 쌓아가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화원 설립, 현지 동포들의 숙원 사업

현재 이란에는 건설·상사주재원과 가족(220여명), 유학생(10여명), 장기거주 동포(60여명), 대사관 및 코트라 직원(40여명) 등 330여명의 우리 재외국민이 있는데, 대부분 수도 테헤란에서 생활하고 있다. 대사관은 테러 또는 자연재해 등의 긴급상황 발생을 대비해 한인회와의 긴밀한 협력으로 비상연락망을 정비하고 있다. 특히, 동포들과 한층 가까워지고 함께 모일 수 장소를 마련하고자 지난 2월부터 ‘기업인·교민 사랑방’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인회는 이곳에서 매주 수요일 주부들을 대상으로 이란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 김승호 대사는 지난 2월23일 대사관 1층에 기업인과 교민들을 위한 사무 및 휴게시설인 사랑방을 설치하고 개소식을 가졌다.[사진제공=주이란대사관]

현지 동포들의 숙원사업 중 하나는 ‘문화원’ 설립이다. 이란에서는 결혼식에서도 남녀를 구분해 피로연을 각기 다른 장소에서 열고, 실외에서 여성들의 신체노출이 엄격히 금지된다. 또, 모든 장소에서의 공연·집회 등은 당국(문화종교부)의 복잡한 사전허가를 얻어야 하기에 동포사회 행사를 위한 장소 임차도 쉽지 않다. 이러한 차원에서 지난번 박 대통령 방문시 우리 정부는 이란 정부와 문화원 교환설립에 관한 MOU를 체결해 한국문화원이 테헤란에 설립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문화교류, 좋은 친구이자 동반자 되는 지름길”

김 대사는 “대사로 부임해 가장 공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분야는 한-이란 양국간 문화교류 증진”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에서의 한국 드라마 열풍은 생각보다 매우 뜨겁다. 교통 혼잡이 심한 테헤란의 거리도 ‘대장금’이 방영될 때는 한산할 정도였다고 한다. 김 대사는 “이란 정부의 서구식 문화에 대한 제한 때문에 정확하게 파악하긴 어렵지만 이란 젊은층 사이에서 케이팝(K-Pop)도 상당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사관은 박 대통령 방문시 테헤란의 랜드마크인 밀라드 타워에서 문화공감 행사를 개최했다. 양국의 전통음악과 더불어 태권도, 이란의 전통무술을 소개하는 행사였는데 1,600석을 가득 매운 이란인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즐거워하는 모습은 양국 문화교류 증진의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준 사례였다. 공연 참관 후 박 대통령은 김 대사에게 앞으로 문화교류 증진에 힘써달라고 특별히 당부했고, 정상회담 계기에 내년을 ‘한-이란 문화교류의 해’로 설정하기로 합의했다.

▲ 김승호 대사는 지난 7월26일 18세 미만 아시아 농구 선수권 대회에서 진행된 한국과 이란 경기를 참관하고 우리 선수들을 격려했다.[사진제공=주이란대사관]

지난 7월에도 밀라드 타워에서 한국문화 페스티벌을 열었던 김 대사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문화교류 행사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국경일 행사에도 한국의 공연팀을 초청하고 관광사진, 서예, 연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교류를 지원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런 문화교류야말로 양국이 진정 ‘좋은 친구이자 동반자’가 되는 첩경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전도유망한 이란, 신뢰 기반으로 상생관계 맺어야”

대사관은 양국 문화 이해증진 차원에서 지난 5월 ‘가볍게 읽어보는 이란’이란 책자를 발간했다. 김 대사는 “사실 한국인들은 이란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그에 따른 오해도 많이 있는 것 같다”며, “그러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책자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김 대사에게 이란은 ‘알면 알수록 다양하고 독특한 매력을 지닌 나라’이자, ‘포용력을 갖춘 민족’이다. 쉬라즈 인근 페르세폴리스와 네크로폴리스에 가면 고대 페르시아의 찬란한 문화에 압도된다. 페르시아 제국의 첫 황제였던 사이러스 대제는 모든 민족은 평등하며 지배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내용을 실린더에 새겨 후대에 남겼다. 이는 인류 최초의 ‘인권선언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란은 지금도 95만명의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수용하고 있으며, 의료 및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지난 6월15일, 김승호 대사는 이란에 진출한 주요 한국 기업 관계자 20여명과 간담회를 갖고 애로사항을 청취하며 정상 방문 후속조치 계획 등을 협의했다.[사진제공=주이란대사관]

요컨대, 이란은 풍부한 천연자원, 높은 교육수준을 자랑하는 인력, 동서를 잇는 지리적 위치 등으로 볼 때 거대하고 전도유망한 시장임이 분명하다. 핵 합의 타결 이후 세계 각지에서 이란으로 몰려들고 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제재를 받고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됐기 때문에 인프라나 관행, 제도 등에서 우리가 상식이라고 생각해오던 것들과 다른 측면이 많다.

김 대사는 “이란을 단순히 판매시장으로 보고 물건을 사고파는 관계를 맺을 것이 아니라 보다 장기적이고 호혜적인 관계를 맺고자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또 “비즈니스를 하기 전에 친구가 되라는 말도 있듯이 양국간 문화·인적교류를 통해 신뢰를 쌓고, 그 바탕 위에 서로 융합돼 상생관계를 공고히 함으로써 외부환경 변화에도 흔들림 없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길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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