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다윗②] “세상과 부딪혀야 기회가 있다”
[청년다윗②] “세상과 부딪혀야 기회가 있다”
  • 황갑선 편집위원
  • 승인 2017.05.2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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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백제어학원 오은석 원장

새로운 물건을 발명하거나 남이 안가는 길을 개척했던 사람들은 외롭다. 어려운 힘든 과정을 거치지만, 그들은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활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이 세계를 이끄는 희망의 등불이 된다. 또한, 창조와 개척의 과정들이 그들 자신 인생에 있어서도 참다운 가치 실현의 발판이 된다.

중국 상하이에서 중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오은석 원장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자기나라의 언어를 다른 국가와 다른 민족에게 가르치고 보급한다는 것은 그 나라의 국력과 직결된다. 영어가 전 세계의 공용어로 사용되는 가장 큰 이유는 영국이 산업혁명을 통해 세계의 주도권을 잡게 되고 세계 최강 국가인 미국이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 상하이 백제어학원 오은석 원장.
“우리 언어를 외국인들이 스스로 나서서 배우는 것은 한반도 오천년 역사에서 21세기가 처음일 겁니다. 더구나 한국어를 사업 아이템으로 비즈니스를 한다는 것은 더더욱 그렇지요.”

오은석 원장은 2003년에 상하이에서 백제어학원을 창립해 14년째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친 인원만 해도 누적으로 6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오 원장은 가난한 가정형편이라서 스스로 돈을 벌어가며 대학생활을 했고, 시인·소설가를 꿈꾸는 평범한 국문과 학생이었다. 원래 중국과는 특별한 인연이 없었다. 군 제대 후 대학에 복학한 뒤 중국유학생을 만나게 된 것이 중국에 가서 사업까지 하게 된 계기가 됐다. 중국어라곤 발음과 성조밖에 배운 적인 없는 채로 중국에 교환학생으로 유학을 왔다. 그 결정이 지금의 한국어학원까지 창업하여 14년을 운영하는 계기가 됐다.

오 원장은 중국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 중에서 누구보다도 중국어를 잘한다고 스스로 자부한다. 중국인들이 공무원, 교사,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중국어 표준어자격시험(普通話考試)을 외국인으로서 드물게 통과했다. 중국의 계층별 지역별 많은 사람들과의 교류를 해서, 중국어문장과 구술능력에 누구보다도 자신 있다.

“처음에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서 무작정 부딪쳤어요. 대학 앞에서 아무 노선이나 무작정 버스를 타고 종점에 내려서 전혀 모르는 집에 찾아가 밥을 얻어먹기도 했지요.”

오 원장은 중국어를 더 잘 배우고 싶은 욕심에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다시 중국에 들어와 한 중국대학의 중문과에 청강생으로 등록해 중국어 학습에 집중했다. 오 원장은 한국인들이 처음 배우는 중국어라도 1년 정도를 중국에서 집중적으로 노력한다면 어느정도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오 원장은 중국어를 배우면서 자신이 외국인으로서 중국인에게도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으로 중국 지방도시에 있는 무역회사에서 3년 정도 일하게 됐는데 여러 사정으로 퇴사하고 새로운 일을 찾는다는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직접 창업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 상하이 시내에 규모가 있는 외국어학원을 찾아가 한국어 반을 개설하자고 제안했지만,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당했어요. 그렇다면 내가 직접 모집해보자는 생각으로 나서게 된 거지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가진 돈이라고는 한화 200만원이 전부였다. 돈이 없으니 맨몸으로 뛰는 방법 밖에 없었다. 교재, 광고 홍보물 등을 직접 만들고 대학 앞길에서 전단지를 돌리고 이리저리 뛰어다녔던 것이 사업의 첫 출발이었다. 한국어학원이 탄생되는 신호탄이었다. 이후 한국드라마 ‘대장금’이 크게 히트하면서 한류바람이 불게 됐고 한국어 수요도 폭발적으로 커졌다.

▲ 백제어학원은 상하이에 3개 캠퍼스를 갖고 있다.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서 사람들이 몰려왔어요. 사업도 나날이 크게 확장됐어요. 백제어학원이 성업 중이라는 소문이 돌자 상해 시내에는 우후죽순 식으로 한국어학원이 난립하는 기현상도 생겼어요.”

오 원장은 상하이에서 한국어 열풍을 촉진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지금 상하이에는 한국어학원 브랜드가 7개(한국인 운영 4개, 중국인 운영 3개)나 있다. 상하이는 아마도 전 세계에서 한국어교육 사업을 두고 상업적으로 경쟁을 하는 유일한 도시일 것이다.

현재 백제어학원은 상하이에 3개 캠퍼스를 갖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게 순탄치만은 않았고, 부침도 심했다고 한다. 한국어 열풍에 힘입어 학원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학원경영관리에 어려움도 생기게 됐고, 한중간 정치상황에 따라 한국어시장이 급격이 변화하는 상황도 피할 수 없었다. 이런 과정 속에 다른 회사에 인수 합병되기도 했고, 인수한 회사의 사업철수로 다시 학원을 재인수하는 곡절을 겪으며 지금에 이르고 있다.

오 원장은 우리 민족의 언어인 한국어를 중국인들에게 보급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한국어를 정부나 공공교육기관이 아닌 민간 기업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는 데 많은 자긍심을 갖고 있다. 또 한국어교육 사업이 세계 각지로 퍼져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오 원장은 한국청년들에게 스스로 부딪치고 나서라고 강조한다. 요즘 한국청년들이 닥쳐있는 심각한 취업난으로 인해 보이지 않는 절망을 겪고 있는 모습이 너무 안타깝다고 한다. 그러나 청년들이 사회현상에서 핑계 거리를 찾기보다는 스스로 기회를 찾기 위해 열심히 고민해서 새로운 길을 찾아나가 보라고 한다. 스스로 노력하는 사람만이 이 세상을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것.

“하늘에서 떨어지는 성공이 과연 있을까요?” 오 원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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