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호의 미래세상] 지금 한국에도 ‘잃어버린 20년’ 망령이 엄습하고 있는가?-3
[이동호의 미래세상] 지금 한국에도 ‘잃어버린 20년’ 망령이 엄습하고 있는가?-3
  • 이동호 월드코리안신문 명예기자
  • 승인 2019.12.1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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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크루그먼 교수
폴 크루그먼 교수

폴 크루그먼 교수의 경제위기 예측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뉴욕타임스의 대표적 칼럼니스트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올해 9월 초 서울에 와서 한 이야기다. 그는 세계경제 위기를 두 번이나 예견했는데 그때마다 적중하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우선 그는 미·중 간 무역전쟁으로 인해 중국발 경제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예견했다. 그리고 유럽 경제는 이미 경기침체 국면에 들어갔고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유럽 역시 불안 요소이다고 언급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조짐은 없지만 작은 문제들이 쌓이고 쌓여 불황을 초래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돈을 못 버는 무늬만 '태크 기업'인 스타트업들, 과도하게 투자가 이뤄진 에너지 회사를 비롯한 기업 부채 그리고 더 작동하지 않는 국제 무역 시스템 등을 세계 경제의 잠재된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또 내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더라도 '미국 우선주의'가 트럼프 행정부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긴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예를 들어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여론을 의식해 관세 수준을 다시 낮추긴 힘들 것이라고 봤다. 저성장 국면에 빠진 한국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당장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대응해야 하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와 같은 시간이 걸리는 것보다는 단기적으로 투입 대비 효과가 높은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재정을 통한 단기부양책이 필요하고 제로금리까지 검토하는 과감한 통화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디플레이션에 빠져들었던 것을 꼭 참조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합리적 기업이라면 미래를 알 수 없는 상태에서 투자를 보류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서는 큰 효과는 기대할 수 없고 지금처럼 세계 경제 전망이 어두워지는 시기에는 정부 예산과 공공지출 등 재정 확대를 통해 경기를 부양시키는 것이 더 큰 효과가 있다고 진단했다.

올리비에 블랑샤르 피터슨
올리비에 블랑샤르 피터슨

올리비에 블랑샤르 피터슨 선임 연구원의 경제위기 예측

또 다른 세계 경기 예측자를 만나보자.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올리비에 블랑샤르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 연구원은 우선 세계 경제가 미·중 무역전쟁과 저금리 현상으로 인해 경기 하강을 넘어 경제 침체(recession)가 찾아온다면 그 시작점은 유럽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은 경기 침체를 회피하는 정부 수단인 재정·통화 정책이 모두 막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미·중 무역전쟁은 투자를 감소시켜 결국 생산까지 감소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고, 저금리는 통화정책을 무력화시키기 때문이라고 했다. 블랑샤르 연구원은 경기 침체가 유럽 외 다른 지역에서 먼저 일어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예를 들어 미국은 현재 금리가 2.00~2.5%인 만큼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이 있고, 재정 확장 카드도 언제든 정부가 쓸 것이기 때문이라고 봤다. 중국도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충격이 경기 침체에 이를 정도로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 고비를 어떻게 넘길 것인가?

많은 국내 경제학자들은 지금처럼 정부가 단기적·가시적 성과에 연연하는 정책으로는 이 난관을 극복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작금의 한일 갈등 국면에서 정부가 하는 일을 보면 뭔가 잘못 짚고 있다고 지적한다. 무게 중심을 산업 구조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일본산 소재 국산화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한국 위기의 본질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한국은 1960년대 섬유, 1970년대 조선·자동차, 1980년대 반도체·가전 등 글로벌 분업 체제의 계단을 한 단계씩 올라갔다. 마지막 승단 이후 벌써 30년이 흘렀다. 변해야 할 때 변화가 오지 못하면 위기가 온다. 한국은 정보기술(IT)에선 중국에 쫓기고 다음 단계인 소재·부품·바이오·의료 등 개념 설계가 필요한 선진 기술에선 헤매고 있다. 예컨대 일본 수출 규제 대책이라며 핵심 소재 100개를 콕 집어 이 중 20개는 1년, 80개 품목은 5년 만에 국산화하겠다고 한다. 벌써 몇 가지 품목은 수입대체가 가능하다고 가시적 성과를 홍보하고 있다. 설사 일본과 똑같은 소재를 만들 수 있다고 치더라도 시장에 존재하는 똑같은 제품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게 과연 합리적인 경제행위일까? 우리가 소재·부품에 뛰어드는 것은 수입 대체 같은 방어적 목표에서 찾아서는 안 된다. 일본의 독보적인 소재는 수입해 쓰는 게 훨씬 싸다. 시장에 없는 새로운 개념설계가 목표가 되어야 한다. 일본이 주목하지 않는 틈새를 찾고, 새로운 니즈를 만들고, 이종 기술을 융·복합하고, 혁신 공정으로 일본 기업들이 자주 보이는 '과잉 품질, 과잉 기술'의 맹점을 치고 들어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기술이 축적되고 독자적 개념 설계 역량이 생겨난다. 정책은 이 지점에 집중되어야 한다. 1년, 5년 따위는 의미가 없다. 이런 개념 설계 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한 학자가 있다. 서울대 이정동 교수가 저술한 '축적의 길'을 읽고 너무 감명받은 나머지 전작인 '축적의 시간'도 내쳐 읽고 기술 축적 개념이 우리 경제 현실에 얼마나 필요한 개념인지 우리의 밝은 미래를 상상해 보았다. 이러한 개념 설계 역량을 키우는 길만이 우리의 밝은 미래가 보장된다는 이정동 교수의 일관된 주장이 얼마나 우리에게 중요한지 깨달았다. 이 분이 올해 초 청와대 경제특별보좌관으로 대통령을 보필하게 됐다는 소식에 이 교수가 대통령에게 기술 축적 개념을 이해시켜 우리의 산업정책 전환으로 이어지는 희망적인 상상을 해왔는데 이처럼 단기적이고 가시적 성과에만 매달리는 데서 이 교수가 정책 결정자에게 기술 축적의 요체를 제대로 인식시켰나 하는 의문이 꼬리를 문다. 한일간 강제징용 건으로 촉발된 배상청구 분쟁으로 야기된 한·일 경제 전쟁에서 경제 행위가 무슨 독립운동이나 대약진 운동하듯 이루어지는 게 아니지 않은가?

아일랜드를 배우자

나라가 국민을 행복하게 하고 잘 살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오직 한가지뿐이다.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서는 자국 기업을 키우든 외국 기업을 유치하든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목숨을 걸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그런 목표를 세우고 목숨을 걸고 있는가? 아일랜드가 우리에게 묻고 있는 질문이다. 정부는 무엇보다 친기업적 사회분위기로 일대 전환을 시도해야 한다. 이러기 위해 우리는 아일랜드를 배워야 한다.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와 전쟁을 거친 후 맨땅에서 완전히 텅 빈 손으로 시작해 세계 경제 10위권 국가에 진입한 아시아의 기적을 만든 나라라면, 아일랜드는 유럽 최빈국에서 시작해 이제 최고의 경제강국으로 우뚝 선 유럽의 기적을 만든 나라이다. 아일랜드는 어떻게 기적을 만들 수 있었을까? 한마디로 좋은 일자리 창출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외국 기업을 유치하는 데 목숨을 걸었기 때문이다. 먼저 아일랜드는 많은 수익을 내는 세계적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한 미끼로 낮은 법인세율을 세계 최저 수준인 12.5%로 고정하고, 현재까지 15년 이상 유지하고 있어 지금도 많은 세계 기업을 유혹하고 있다. 둘째 정부가 투자 유치를 주도한다. 아일랜드 투자청(IDA)을 설립하고 최정예 공무원들을 배치해 외국 기업이 겪을 수 있는 규제 문제나 애로 사항을 적극 해결해줘 그들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 셋째 예측 가능한 노동시장을 만들었다. 정부·기업·노조가 협력하는 사회적 협약을 맺고 꾸준히 실천해 분규 없이 안정적인 노동시장을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맞춤형 인재 양성이다. 정부가 나서서 ICT, 바이오, 금융 등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해 준다. 물론 유럽 대륙에 인접해 있고 영어를 사용하며 인구 평균 연령이 37.4세로 젊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여기서 아일랜드를 보면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답이 나온다.

네덜란드가 왜 자율주행차에 목을 매다는가?

또 다른 나라를 배워보자. 세상은 곧 자율주행차 시대로 어느 일순간에 확 바뀔지 모르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만큼 자율주행이 우리 가까이 와 있다는 이야기다.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남쪽으로 80km 떨어진 항구도시 로테르담, 도심 외곽에 있는 크랄링세좀 지하철역에 내리면 운전기사가 없는 자율주행 버스 '파크셔틀'을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기다린다. 역에서 1.8km 떨어진 리비윔 상업지구와 주변 주택가를 오가기 위해 하루 1만5000여 명이 무인버스를 이용한다. 2005년 11월 개통한 파크셔틀은 지금까지 13년 넘도록 인명 사고 한 건 없이 운영되고 있다. 무인셔틀은 전용도로를 달리지만, 중간에 보행자와 자전거가 지나는 교차로가 포함된 전 세계 첫 번째 자율주행 상용화 시스템이다. 현재 운영 중인 셔틀 6대는 운전기사 없이 자동 알고리즘에 의해 움직이고, 중앙통제소에는 감독관 단 1명이 폐쇄회로 TV를 통해 모니터링하고 있을 뿐이다. 파크셔틀 개발·운영사인 투겟데어(2getthere)는 리비윔 지구에서 쌓은 자율주행 노하우를 바탕으로 도쿄 디즈니랜드 무인셔틀, 폭스바겐 공장 조립 생산라인 자동화, 로테르담 항만 무인 선적 시스템까지 영역을 넓혀갔다. 이 회사는 승객 1400만명, 1억km가 넘는 거리를 자율주행으로 운행한 세계 최다·최장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최근 브뤼셀과 두바이 등에서 대형 글로벌 프로젝트를 따내면서 지난해 1000만 유로였던 매출이 내년에는 4000만유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14년 전 로테르담시가 과감하게 무인셔틀을 허가하고 지원해 준 것이 지금 투겟데어가 전 세계에서 자율주행 노하우를 가장 많이 쌓게 된 직접적인 배경이다. 올 하반기부터 무인차 전용도로를 넘어서서 일반 차량이나 자전거와 같은 도로를 쓰는 '믹스트 트랙픽' 노선까지 추가 운행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선 LG그룹이 마곡 사이언스파크에서 자체 개발한 무인차 시스템을 시험 운영하면서 실외 도로가 아닌 지하 주차장에서 자율주행차를 돌리고 있다. 한국 정부는 올해 7월 전국 7곳에 규제자유특구를 출범하면서 2021년까지 세종시에 자율주행셔틀을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세종시가 스마트시티 시범도시로 선정된 지 15개월 만에 자율주행 규제를 풀기로 한 것이다. 로테르담은 2005년에 이미 자율주행셔틀을 상용화해 14년간 데이터와 노하우를 쌓은 후 이제 전용도로를 넘어 일반 차량과 함께 다니는 무인차에 도전하고 있다. 자율주행에 있어 네덜란드는 뛰는 것을 넘어 날고 있는데 한국은 아직 걸음마도 못 뗀 상황이라는 얘기다.

새만금 개발 사업을 네덜란드처럼 해보자

네덜란드의 또 하나의 이야기가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동쪽으로 100년 전에 바다였던 마르게르메이르호 너머에 있는 알메러시, 90년 전에 방조제를 쌓고, 60년 전부터 간척사업을 시작해 1976년 첫 이주를 시작했다. 해수면보다 5m나 낮은 이곳은 인구 20만명이 사는 서유럽에서 가장 큰 40만명 계획 신도시이다. 여의도 85개(248㎢) 면적인 알메러시는 전체 면적 중 40% 이상이 녹지로 구성된 자연보호지로 네덜란드 내에서도 청정도시로 꼽힌다. 이 신도시는 한국의 새만금이나 세종 스마트시티 시범도시처럼 백지상태에서 처음 설계하고 만들어가는 도화지 같은 공간이다. 알메러시는 이 공간을 '녹지와 농업' '자율과 스타트업'이라는 키워드로 채워갈 계획이다. 알메러 동쪽에 4300만㎡ 규모의 규제 없고 계획 없는 특별지구인 오스테르월드(oosterwold)를 만들어 녹지 속의 혁신적인 스타트업 타운을 만든다. 실제로 오스테르월드는 땅의 구획이나 용도조차 미리 정해져 있지 않다. 민간 디벨로퍼나 스타트업, 개인들이 선착순으로 원하는 땅을 매입해 집이나 사무실, 교회 등 무엇이든지 지을 수 있다. 실제 주거 단지를 보면 주변 자연환경을 해치면 안 되므로 밖에서 볼 때 집인지 숲인지조차 분간이 잘 안 가는 자연 친화적인 콘셉만이 통한다. 이런 환경에서 알메러는 일자리 문제를 스타트업과 농업에서 그 길을 찾고 있다. 팽창하는 암스테르담과 가까우면서 주거비가 낮고 녹지가 많은 알메러는 이미 네덜란드에서 스타트업 창업률이 제일 높은 지역이 됐다. 스타트업은 집과 사무실의 경계를 무너뜨렸기 때문에 규제마저 없는 이곳에서 그린이코노미(녹색경제)  효과가 확실히 일어나고 있다. 우리도 새만금 개발 사업과 세종 스마트시티 시범도시 역할을 네덜란드에서 벤치마킹해 위기의 한국 경제에 새로운 경제 성장동력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국민을 바보로 만드는 포퓰리즘 정치는 떠나보내자

지금 우리의 역사를 되돌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조선왕조가 망하던 때로 돌아가 보자. 그 당시 온 세상은 일본이 조선왕조를 망하게 했다고 떠들어 됐다. 아니다. 근세조선 황제가 망하게 한 것이고 백성들이 망하는 데 큰 일조를 한 것이다. 그 당시 사회상은 붕당정치로 이익을 서로 주고받으며 나라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니 정권과 한패가 된 사람을 제외한 일반 백성들은 국사(国事)가 자신과 아무 관계 없는 일로 생각했다. 그러면 지금의 한국은 어떤가? 동북아 4국(한국, 중국, 일본, 타이완) 중에서 남미(南美) 국가와 같은 길을 걷는 나라는 어느 나라인가? 한국 말고 있는가? 여기서 우리는 청나라가 망해 가던 때로 돌아가 보자. 그 당시 중국에는 량치차오(梁啓超·1873~1929)라는 혁명가이면서 사상가였던 사람이 있었다. 량치차오는 근세조선의 지배권이 일본으로 넘어가는 가는 것을 보면서 중국의 미래도 망국의 길목에 있는데 조선의 길을 따라가면 나라가 멸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중국인의 분발을 촉구하기 위해 많은 책과 논설에 조선을 반면교사로 삼자고 주장했다. 량치차오의 말대로 100년 전 조선의 망국은 중국인들에게 반면교사가 되어 '절대로 조선처럼 되지는 말자'고 분발했던 국민이 있었기에 중국은 반(半)식민지로 그나마 나라 명줄을 보전했다. 남미 국가 중 다수 국가는 경제 민수주의(民粹主义·포퓰리즘)로 정권은 현금을 뿌리며 국민을 베네수엘라 방식으로 사육하면서 권력을 더 오래 잡겠다고 국민을 나라가 망하는 줄도 모르는 바보로 만드는데 열공하고 있다. 그런데 동북아 4국 중의 한국이 유일하게 이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게 보이지 않는가? 나라의 안보·외교 정책은 도끼로 제발 찍는 격이고, 경제·교육·복지 정책은 제 살 뜯기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다. 한국호의 선장은 지금 우리가 가고 있는 이 길이 옳은 길이다고 계속 외쳐 되는 데도 뭔가를 해야 할 때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100년 전 조선 백성들처럼 지금의 우리도 나하고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생각으로 나도 모르게 역사의 죄인을 자청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원전 사업 포기를 되돌리자

이번 달 6일에 한국이 독자 개발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3세대 원전(APR1400)의 최초발전소인 신고리 3·4호기 종합 준공식이 열렸다. 예전 같으면 축제의 장이었을 분위기가 추운 겨울 날씨만큼 싸늘한 분위기로 준공식이 진행되었다고 전해진다. 1978년 미국 모델을 들여와 건설한 고리 1호기를 기점으로 태동한 한국 원전 산업은 세계 원자력계에 기적의 역사를 써왔다. 이번 종합 준공식을 가진 신고리 3·4호기는 한국 원전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린 최고 경쟁력을 인정받은 원전으로 비(非) 미국 모델로는 처음으로 미국 원자력감독기관인 NRC의 인증을 받았다. 신고리 3·4호기는 각각 발전용량 140만kW(킬로와트)급으로 기존 원전(100만kW) 대비 40% 증가했고, 설계 수명은 60년으로 기존(40년)보다 50% 길어졌다. 연(年) 발전량은 두 개 합해 총 208억kWh(킬로와트시)로, 국내 총발전량의 3.7%, 총소비량의 4.0%에 해당한다. 서울시 전력 소비량의 43%를 신고리 3·4호기만 돌려도 감당할 수 있는 규모다. 신고리 3호기는 지난 2016년 12월에 상업운전을 시작했고, 4호기는 올해 8월에 이미 상업 가동에 들어갔다. 신고리 3호기 가동은 당시 3세대 가압경수로형 원전으로는 세계 최초였다. 원전은 온실가스와 미세 먼지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 에너지원이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이제 국내에 추가 건설될 원전은 신한울 1·2호기, 신고리 5·6호기 등 4개밖에 안 남았다.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지금 멈춰있는 신한울 3·4호기 공사를 재개해야 한다. 우리의 가장 괄목할 미래 먹거리인 원전 사업을 포기하는 것은 망국으로 가는 길을 재촉하는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다.

불확실성을 보고만 있을 것인가? 일어날 때다

우리의 미래 전략은 우리의 가능성이 우리 안에 있다는 사실이다. 전체주의의 대륙과 해양세력이 충돌하는 열강의 혀가 넘실거리는 요충지, 대한민국에서 우리는 어떻게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가, 안보와 경제의 시각을 재구성해야 하지 않을까, 자력갱생과 자급자족의 길을 일찌감치 걸었던 북한으로부터 잘못하면 맞을 수 있다고 협박을 듣는 우리, 한·미·일 동맹 빈 곳을 기가 막히게 찾아내 그 지점 영공을 넘나든 러시아와 중국에, 일본에 보여준 결기 한번 보여주지 않았던 지금의 우리, 이 모든 의문에 정부는 답을 해야 한다. 아울러 지금의 경제 현실을 똑바로 보고 현실 인식을 기반으로 우리의 경제를 직시해 보면 15세 이상 인구의 증가세 둔화가 노동 투입 기여도가 줄어드는 주된 요인이 되고 성장 모멘텀을 찾지 못하면서 자본 투입이 줄고 있고, 경직적인 노동시장 그리고 여기에 주 52시간 근무제 같은 정책들이 잠재성장률을 낮췄다. 한국은행은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해 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을 주문했다. 각종 규제와 진입장벽을 완화하고 노동시장의 비효율성을 개선함으로써 기술 혁신과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유도해야 한다. 아울러 여성과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가를 유도하고 저출산에 적극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노동 공급 둔화 속도를 완화하는 데 정책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그런데 지금 잠재성장률이 하락했음에도 실제 성장률도 밑돌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국내총생산(GDP)과 잠재 GDP의 격차를 나타내는 GDP 갭 역시 당분간 마이너스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GDP 갭이 마이너스면 경기 부진이라는 뜻으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진다. 지난 7월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했을 때도 인하 배경으로 한국은행은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돌고 있음을 꼽았다. 또 GDP 갭 마이너스는 물가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한다. 공급자 측 요인으로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된 상황에 수요측 물가에도 하방압력이 발생하면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잃어버린 10년이 될지, 20년이 될지, 아니면 급전직하로 다시 가난하고 못 사는 나라로 바뀔지, 이러다 껍데기만 남은 나라가 되는 건 아닌지 우리 자신의 결단에 달려 있다.

필자소개
월드코리안신문 명예기자
중국 쑤저우한국상회 고문
중국 쑤저우인산국제무역공사동사장
WORLD OKTA 쑤저우지회 고문
세계한인무역협회 14통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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