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성 항공칼럼] 항공기 편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박철성 항공칼럼] 항공기 편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 박철성 항공칼럼니스트
  • 승인 2021.01.04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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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짐을 싸고, 희망을 품고, 비명을 지르고 싶은 욕구를 회복한다. 곧 다시 돌아가 공항의 중요한 교훈들을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만 하는 것이다.”(알랭 드 보통 『공항에서 일주일을』 중에서)

우리는 백화점이나 영화관 주차장에서 자동차를 찾기 위해 알파벳으로 구분된 주차구역으로 이동해서 자동차 번호판을 확인한다. 항공기도 마찬가지로 모델(기종)과 등록된 번호판이 쓰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럼 항공기 모델과 번호판만 알고 있으면 비행기를 찾아낼 수 있을까? 실제로 공항에 주기되어 있는 수많은 항공기를 번호판 정보만 가지고 찾아가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공항에서는 가고자 하는 목적지에 따라 게이트 번호를 알려주기 쉽게 하려고 비행편명을 활용하고 있다.

여행객들은 출국 수속을 받거나 경유해서 다른 목적지로 가야 하는 경우 공항에 도착해서 비행 정보가 나와 있는 전광판을 먼저 보게 된다. 이곳에는 IATA Code로 항공사를 지칭하는 2 Letter와 항공편명이 시간대별로 올라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는 항공기가 주기되어 있는 위치를 식별하기 위해 GATE 번호를 확인하고 바쁜 걸음을 재촉하게 된다. 항공사별로 도착지에 따라 배정되는 편명은 일정한 규칙이 있다.

항공편명은 3자리 또는 4자리로 되어있는데, 국제선의 경우는 3자리를 숫자로 국내선은 앞에서부터 표시되는 숫자 4자리로 표기되어있다. 국제선 편명의 첫째 자리는 지역, 둘째 자리는 세부 도시, 셋째 자리는 탑승한 항공기가 출발편인지 귀국편인지를 알려준다.

대한항공의 항공편 첫째 자리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이 구분된다. 0: 미주지역, 1: 대양주, 6 : 동남아, 7: 일본, 8: 중국, 9: 유럽&두바이

아시아나를 살펴보면 첫째 자리 지역이 다르게 표시되고 있다. 1: 일본, 2: 미주, 3: 중국, 5 : 유럽, 6: 대양주, 7: 동남아

항공편의 마지막 뒷자리를 보면 항공사마다 짝수와 홀수를 부여하는 방식이 다른데, 대한항공은 간편하게 한국에서 출발하는(OUTBOUND) 비행편은 홀수 들어오는(INBOUND) 귀국편은 짝수로 아시아나는 동쪽이나 북쪽으로 가는 항공편에는 짝수, 서쪽이나 남쪽은 홀수를 배정하는 방식으로 부여해 준다.

대한항공 KE081편은 첫 번째 0 숫자를 보면 미국으로 가는 비행편이고, 8번은 뉴욕, 맨 끝자리는 홀수이므로 뉴욕으로 출발하는 비행편임을 알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OZ202 편은 미주지역(첫째 자리 2), 로스앤젤레스(둘째 자리 0), 출발 편(동쪽 짝수)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 이러한 비행편 식별 정보를 알게 되면 우리는 앞으로 여행 갈 때 한결 손쉽게 게이트를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항공편은 일정 기간 여객수요를 맞추기 위한 비정기편이나 특수한 목적의 Charter Flight를 운항하는 경우 새로 추가되기도 한다. 또한 항공기 기상이나 비정상적 상황으로 지연되어 하루를 넘기게 되면 변경되기도 한다. 이는 당일 동일 항공편이 중복되어 혼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항 안내판에서 탑승해야 할 비행편명을 확인하면 비행기가 주기되어 있는 위치를 알려주는 GATE를 찾아가야 하는데 공항에 따라 항공기가 주기돼 있는 GATE가 다른 층에 있거나 터미널이 떨어져 있어 모노레일을 타고 이동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갑작스러운 공항 사정이나 비행기 도착 지연으로 GATE가 변경되는 경우도 있으니 방심은 금물이다.

공항 터미널의 대형 비행스케줄 전광판은 떠나고 돌아오는 비행편의 항로를 조합해서 만든 세계 지도를 보는 것과 같다. 이것은 단순한 알파벳과 숫자 이상의 의미를 부여해 주기도 한다. 알랭드 보통의 말처럼 우리는 이 대형 스크린 앞에서 무한하고 직접적인 가능성의 느낌을 가지게 되고 다른 삶에 대한 노스텔지어에 빠져들게 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더 관대해지고 덜 두려워하고 늘 호기심을 느끼는 자신을 대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필자소개
항공칼럼니스트, 현재 아시아나항공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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