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칼럼] 재외동포 유공자 포상명단 유감… 홈피에 슬며시 올려놓아서야
[이종환칼럼] 재외동포 유공자 포상명단 유감… 홈피에 슬며시 올려놓아서야
  •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 승인 2023.06.16 12:0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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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불포상도 해명없어… 공적도 공개하는 게 상의 취지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재외동포 유공자 정보포상자 명단 발표 기사가 SNS단체방에 오르자 축하 글이 쏟아졌다.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수고하신 결과입니다.”
“회장님 축화드려요. 파이팅”
“감축 또 감축 드리옵니다.”
“그동안 해오신 일들이 귀감이 된 것같아 기쁩니다. 정말 축하합니다.”

비슷한 내용의 글이 30-40개가 뒤따랐다. 다른 단체방도 마찬가지였다. 유공자로 선정돼 정부로부터 훈장이나 표창을 받는 사람을 축하하고, 또 수상자도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이 때문에 수상자들은 크고 작은 잔치도 벌인다.

잘하는 사람한테 상을 주고, 잘못하는 사람한테 벌을 주는 것은 사회가 돌아가게 만드는 기본이다. 이 때문에 예부터 상벌엄명(賞罰嚴明), 신상필벌(信賞必罰)이란 말이 인구에 회자됐다. 이목지신(移木之信)의 중국 고사도 비슷한 하나다. 사마천의 <사기> ‘상군열전’에 나오는 이야기다.

춘추전국시대 진나라 효공 때의 재상 상앙(商鞅)은 9m 높이의 나무를 남문 저잣거리에 세워놓고 “이 나무를 북문으로 옮기는 사람에게 십금(十金)을 주겠다”라고 공고했다. 하지만 아무도 옮기는 사람이 없었다. 상앙은 다시 “오십 금을 주겠다”고 했다. 그러자 옮기는 사람이 나왔다. 상앙은 즉시 오십 금을 주었다.

그 뒤 상앙은 새로 만든 법을 공포했다. 새로운 법이 공포되자, 그 부당함을 호소하는 사람이 천명이 넘었다. 태자가 법을 위반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상앙은 법에 따라 태자의 대부(大傅)를 처형하고 태사(太師)를 이마에 글자를 새기는 형벌에 처했다. 다음날부터 백성들은 이 법을 준수하게 되었다. 이같은 법치주의로 상항은 진나라 천하통일의 기초들 닦았다는 것이 이목지신의 고사다.

이처럼 상을 주는 것은 잘못한 이들에게 벌을 주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사회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 정부의 상주는 일을 보면, 왜 상을 주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아 적잖이 우려된다.

재외동포 유공자 정부포상은 매년 10월 세계한인의 날에 이뤄져왔다. 당시 열리는 세계한인회장대회 때 대통령이 참석해 훈장과 포장, 표창을 친수했다. 나머지는 대통령을 대신해 해외공관장이 훈장이나 표창을 전달했다.

그런데 지난해 10월에는 재외동포 유공자 정부포상이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왜 포상이 이뤄지지 않는지 누구도 해명하지 않았다.

그리고 올해 재외동포청 출범식에서 유공자 포상이 이뤄졌다. 이 행사에 앞서 일부 해외에서 누가 훈장을 받게 됐다더라는 얘기는 흘러나왔다. 하지만 훈장이나 표창을 받은 명단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6월 5일 재외동포청 출범식에서 해외동포 유공자 4명이 초청돼 친수훈장 및 표창을 받았다. 그리고 거의 열흘이 지난 6월 14일 정부포상자 명단이 재외동포청 공지란에 올랐다. 하지만 명단만 올랐지 어떤 공적으로 상을 받는지는 소개되지 않았다.

상을 주는 것은 공적을 널리 알려서 다른 사람들이 따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귀감이 되는 사람들한테 상을 준다.

하지만 재외동포 유공자 포상은 이 같은 취지와는 다르게 흐르는 듯하다. 어떤 공적인지도 공개되지 않고, 명단도 슬며시 공지란에 오르고 만다. 심지어 언론들에도 포상자 명단을 알리지 않는다. 정말 상을 왜 주는지, 그 뜻을 알고 주는지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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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3 09:18:45
이정부는 ..윤사모만 주는거 같습니다

바르샤바 2023-06-20 16:35:18
정말 올바른 지적을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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