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국내 한국국제학교 다문화학생들에 한국어 교육지원 강화해야
[기고] 중국내 한국국제학교 다문화학생들에 한국어 교육지원 강화해야
  • 이강국 전 주시안총영사
  • 승인 2023.11.0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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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국 전 주시안총영사
이강국 전 주시안총영사

필자는 2000년 8월부터 2002년 8월까지 주상하이총영사관에서 영사로 근무한 후 약 10년만인 2012년 2월 다시 상하이로 와서 2015년 2월까지 부총영사로 근무하였다. 이때 소주한국학교를 설립하기 교민들과 하나가 되어 뛰었다. 소주한국상회는 운동회도 개최하고, 바자회도 열고, ‘사랑의 벽돌쌓기 운동’도 하여 학교 설립 기금을 모금하였다. ‘사랑의 벽돌쌓기 운동’은 기부하는 사람의 이름을 건축 벽돌에 새겨 기념으로 남기는 것으로, 동참을 확산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소주 지역을 방문한 탤런트, 가수 등 연예인들도 모금 운동에 힘을 실어 주었다. 삼성과 아모레퍼시픽을 비롯해 많은 기업들이 학교 설립 기금을 내놓았다.

이러한 교민들의 열망과 총영사관의 의지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소주시 당국, 그리고 오강구는 자기의 일같이 협조해 주었다. 소주시 교육국은 소주한국학교가 학교건물을 건축하기 이전에 편안하게 수업할 수 있는 학교를 소개하고, 학교 설립 허가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오강구는 학교부지 확보가 난항에 직면하여 실의에 빠져 있을 때 수호천사처럼 나타나 서울의 강남에 해당되는 지역에 있는 부지를 매우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였다. 그리고 학교부지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총영사관 일행이 방문할 때는 항상 친절하고 우호적인 자세로 대해 주었다. 한국학교가 설립됨으로써 기업들은 자녀학비 부담을 덜게 되고 기업 주재원들은 자녀들이 한국학교에서 안심하고 공부하게 됨으로써 교육 부담을 덜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서 빠져나감에 따라 교민수가 크게 줄어들고 학생수도 감소하여 소주한국학교가 재정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수 감소로 학교 재정에서 절대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수업료 수입이 감소한 탓이다. 중국 내 다른 한국학교들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정부(교육부)는 연간 학교 운영비의 23~28%를 지원하고 있다. 나머지는 현지 한인사회과 메워야 한다. 한국국제학교에서는 재정 확보를 위해 학비를 올리고 있으나 학부모 부담만 늘어나는 형국이다. 자체 건물이 있는 학교들은 나은 편이나, 임대 건물에서 수업하고 있는 학교들은 임차료 내기도 벅차다. 그래서 한국학교와 학교 운영에 관여하고 있는 한인커뮤티니티에서는 교육부에 학교 운영비를 대폭 늘려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또한, 학교 운영비 문제는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에 대한 교육 문제와 관련되어서 나타나고 있다. 중국에서 근무하는 주재원이 중국인 여성과 결혼하여 태어난 자녀들이 한국학교에 다니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소주한국국제학교는 다문화 가정 학생수가 30%를 넘어섰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 학생들은 모친의 영향으로 대부분 중국어는 잘 구사하나 한국어는 어눌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한국 아이들의 수업을 따라가기가 어렵고, 이들 다문화 학생들 때문에 수업이 영향을 받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따라서 다문화 학생들이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할 수 있도록 별도로 한국어 교육을 시켜야 한다. 이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운영비 부담은 더욱더 늘어나게 되고, 학교 재정은 어렵게 된다.

지난 4월 27일 국회를 통과한 재외동포기본법은 “국가는 재외동포가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재외동포의 대한민국에 대한 이해와 신뢰 증진활동 장려 등 대한민국과의 유대감 강화를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했다. 해외 한인들이 우리말과 글을 알고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나라가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명시한 것이다. 해외 한인사회에서는 2세들에게 말과 글을 가르치기 위해 한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한글학교는 한국어 교육은 물론 재외동포로서의 정체성을 키워나가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재외동포청은 한글학교 운영비를 지원한다. 그런데, 한국국제학교는 교육부 소속으로 관할이 다르다. 한국국제학교에 다니는 다문화 학생들의 한국어 수업 비용을 재외동포청이 지원하지는 않는다. 이들 다문화 학생들은 한국 국적이 대부분이다. 한국국제학교에 다니는 다문화가정 학생들의 한국어 수업에 드는 비용을 재외동포청이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필자소개
주중국대사관 서기관, 외교부 서남아태평양과장, 주상하이 부총영사, 주시안총영사 역임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 <일대일로(一帶一路)>, <서안 실크로드: 역사문화 기행>, <일대일로와 신북방 신남방 정책>, <대전환기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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