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월 한가위는 투명하고 삽삽한
한산세모시 같은 비애는 아닐런지.
태곳적부터 이미 죽음의 그림자요,
어둠의 강을 건너는 달에 연유된 축제가
과연 풍요의 상징이라 할 수 있을는지.
...
한산세모시 같은 처량한 삶의 막바지
체념을 묵시하는 축제나 아닐런지."
소설가 박경리는 '토지'에서
추석을 그렇게 묘사했습니다.
민족대명절의 들뜬 향연을 그리는가 싶더니
이내 몰락해가는 민초들의 실상,
그 속내를 아프게 지적합니다.
배곯고 억눌리던 그시절의
추석이 그렇게 보였겠지만 지금도
'그들만의 풍요'로 여기며 소외되고
비루한 삶을 사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둘러보고 보듬어주는
추석향연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모든 사람들이 더불어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지는
세상'이 됐으면 참 좋겠습니다.
-목식서생-*
저작권자 © 월드코리안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