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중남미 등지의 셀러브리티(celebrity, 대중으로부터 주목받는 유명인)들이 미국 할리우드로 모여 들 듯이 향후 아시아권이 최대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됐을 때, 우리 대한민국이 ‘아시아의 할리우드’ 역할을 하는 나라가 됐으면 합니다. 이를 위해 SM엔터테인먼트는 문화 전반에서 다양한 비즈니스를 펼치며, 전 세계 셀러브리티 시장을 주도하고자 합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예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의 김영민 대표이사는 5월18일 오전 서울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호텔에서 미국 지역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700여명을 대상으로 ‘세계와 함께 즐기는 우리 문화’란 주제로 문화특강을 펼쳤다. 이날 김 대표는 “특히 남북통일이 됐을 때, 대한민국이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 각 나라의 셀러브리티가 모여드는 문화 플랫폼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앞으로 SM엔터테인먼트는 엔터테인먼트와 스포츠를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가수, 연기자, 개그맨, 스포츠스타, 패션모델 등 대중문화 전체를 아우르는 셀러브리티 비즈니스를 진행하면서 그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한류’라는 용어는 ‘HOT’라는 아이돌 그룹에서 비롯됐다. 지난 2000년 중국 북경에서 HOT가 단독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는데, 당시 인민일보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로 ‘한류’라는 용어를 최초로 사용했다. 또한, 가수 보아(BoA)가 한국인 최초로 오리콘 차트 1위에 등극하면서 일본에서도 케이팝(K-Pop) 시장이 본격 열리게 됐다.
그는 다양한 장르의 한국가수들과 아이돌 그룹들이 세계 곳곳에서 한류를 주도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기존의 구조를 탈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전에는 보아, HOT, 동방신기처럼 한국인 멤버들이 주인공이었다면, 앞으로는 그룹 ‘엑소(EXO)’처럼 현지 국적의 가수들이 대거 동참하는 그룹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의 ‘NCT(Neo Culture Technology)’라는 그룹에 미국, 태국, 일본 등 다양한 국적의 멤버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처럼, 한류에 세계 각 나라의 젊은이들이 적극 참여함으로써 한류가 현지화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이 한류에 참여하지만 기획과 제작, 에이전시 부문은 대한민국에서 진행되도록 함으로써 국경을 초월한 문화그룹을 탄생시키겠다는 것이 SM엔터테인먼트가 지향하는 새로운 ‘한류 전략’이다.
유년기 일본 동경에서 생활했다는 김 대표는 “한국문화가 일본에 전역에 퍼지면서 ‘신오쿠보’라는 신 한류타운이 생겼는데, 이곳은 한국인들이 주도하는 곳이 아니고 일본 각지의 현지인들이 한식, 케이팝 등의 한국문화를 접하고 싶어서 형성된 지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문화로 만나는 곳에 국가 간의 민감한 이슈와 갈등은 발생하지 않지만, 음악과 드라마를 소재로 소통하다 보면 자연스레 서로의 사정을 이해하게 되고 공감대도 형성된다”고 강조했다.
요컨대, 대한민국이 문화를 통해 전 세계인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는 문화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 김영민 대표가 꿈꾸는 SM엔터테인먼트의 비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