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고] 봄날의 이벤트를 만나다
[해외기고] 봄날의 이벤트를 만나다
  • 황현숙(칼럼니스트)
  • 승인 2023.11.10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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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바람과 함께 찾아온 다양한 이벤트들이 태양의 도시를 더욱 눈부시고 활기차게 만들고 있다. 한낮에 서서히 뜨거워지는 열기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도시는 풍성한 에너지로 채워지는 듯하다. 그런 에너지를 품어내는 영향 탓인지 여러 행사가 이 도시에서 열리고 있다. 최근에 브리즈번에서 있었던 몇 개의 다양한 행사에 참석하면서 새로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다. 사회 참여활동이란 느슨해지는 생활에 자극을 받게 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관점을 바꾸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인간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진화하는 단계를 거친다는 이론을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나는 이런 행사들을 지켜보면서 내가 살아가는 이 도시의 역동성과 변화와 흐름을 발견할 수 있다.

- 첫 번째 글로벌 이벤트 -

10월 중순에 만난 첫 이벤트는 ‘2023 아시아 태평양지역 도시 정상 그리고 시장포럼(2023 APCS: Asia Pacific Cities Summit & Mayors’ Forum)‘이다. 아시아 태평양지역 도시의 지도자들과 도시 운영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초대해서 ’우리의 미래를 위한 도시형성(Shaping Cities for our Future)‘이라는 주제의 포럼이 10월 11~13일까지 3일 동안 브리즈번 컨벤션센타(Brisbane Convention & Exhibition Centre)에서 열렸다. 브리즈번 시는 각 도시의 지도자들에게 이번 포럼을 통해서 수준 높고 국제화한 비즈니스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고, 미래를 위한 도시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세계와 다시 소통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모토를 내세웠다. 이번 포럼에는 171개 도시, 118명의 시장과 부시장, 1,500여 명이 참가해서 각 도시의 대표가 주제발표를 했으며, 수상 경력이 있는 역동적인 프로그램 및 중요한 네트워킹의 기회를 제공해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에서는 대전시와 세종시가 이번 포럼에 참석했으며, 세종시의 부시장이 정원 도시를 지향하는 세종시의 미래 계획에 대해서 발표를 했었다. 브리즈번시는 대전시와 자매결연을 한 도시로써 한국에 대한 친밀도가 높은 편이다. 필자는 취재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으며, 신기술 개발 부스에서 자연환경을 중요시하는 세계인들의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호주의 친환경 부스에서는 70살 된 거북이와 도마뱀 같은 야생동물을 전시하며 호주인의 자연 사랑을 홍보하는 듯했다. 처음 만져보는 노란색 작은 거북이 등과 말랑말랑한 손발을 만져보니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회의실 안에는 각 도시를 대표하는 발표자들이 슬라이드 동영상을 이용해서, 현재와 미래의 도시 변형에 관해서 설명하며 발전해나가는 자신들의 도시를 열심히 홍보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으로, 아드리안 슈리너(Adrian Schrinner) 브리즈번 시장은 2015년, 다음에 개최될 도시를 물음표로 남기고, 채널9의 방송 호스트인 실비아 제프리 (Sylvia Jeffreys)가 2023년 APCS 포럼의 종결을 선언하면서 3일간의 큰 행사는 막을 내렸다.

- 두 번째 이벤트 -

브리즈번 컨벤션 전시실에는 퀸즈랜드의 음식과 환대(Food & Hospitality)에 관련하는 산업 분야의 업체들이 부스를 차리고 홍보에 나섰다. 나는 요리를 잘 못 하지만 보고 먹는 것은 꽤 즐기는 편이라서 흥미가 생겼다. 마침 홍보부스를 차린 한 업체 사장님의 초대로 관람자로서 전시회에 참석하는 기회를 얻었다. 전시장 입구에서부터 풍기는 구수한 음식 냄새는 호기심을 자극하며 입안에 군침이 돌게 했다. 입구에서 등록하고 방문객 이름이 새겨진 명찰을 당당하게 목에 걸고 안으로 들어서니 수많은 종류의 부스들이 줄을 서듯 늘어서 있었다. 주로 음식을 요리하는 신개발품 오븐이나 유기농 음료수, 냉동식품들의 부스가 많이 전시된 것 같았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 중의 하나는 바로 음식 시식이었다. 맛있는 다양한 길거리 음식, 음료수, 아이스크림 등을 맛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입을 즐겁게 해주었다. 각각의 부스마다 각종의 피자, 파이, 베이크, 닭고기 요리, 유기농 음료수와 무료로 제공되는 선물이 푸짐했다는 점에서 신나는 모험을 찾아다닌 듯한 기분이 들었다. 관람객들은 음식 접시를 들고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부스마다 탐험하듯이 돌아다녔다. 오븐을 생산하는 한 업체에서 제공한 피자의 맛이 일품이었는데, 앞에서 홍보하던 요리사 아저씨의 허락을 받고 사진을 한 장 찍었는데, 뒤따른 서비스가 주위 사람들의 웃음을 터트리게 했다. 엄지손가락을 척 치켜세운 아저씨는 뒤돌아선 나를 부르며 냉동 피자 두 판을 냉장 가방 안에 넣어서 선물로 주었다. 할리우드 배우 같은 자신을 알아봐 주어서 좋았다는 농담을 하며 사람 좋은 웃음을 날렸다.

단연코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올해의 최고 요리사를 뽑는 요리 경연대회를 꼽을 수 있다. 전시회장의 한가운데에 설치된 부엌에서는 대회에 참가한 요리사들이 음식 재료 손질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으며. 심사위원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요리 재료와 손질하는 동작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채점을 하고 있었다. 마치 텔레비전 (Ch10) 서바이벌 요리 게임인 “Master Chef”의 현장에 서 있는 듯 여겨졌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는 ‘의, 식, 주’ 3가지의 필수적인 요건이 있다. 그중에서도 역시 잘 먹는 일이 중요하다는 데에 나름의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두 개의 특별한 이벤트에 참석했던 날들은 나에게도 뜻깊은 시간이 되어주었다. 이런 기회를 만날 때마다, 새로운 경험에 대한 열정과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어서 다행스럽다는 생각을 해본다.

황현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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