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고] 행복한 추수감사절
[해외기고] 행복한 추수감사절
  • 오원성(재미칼럼니스트, 달라스한인회 부회장)
  • 승인 2018.11.19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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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이 다가오니, 미국에 정착하면서 가장 많이 들어 온 말인 “Thank you”를 상기하게 된다. 길을 양보하거나 문을 열어주면 “Thank you”, 아이가 심부름을 해주었을 때 부모는 자식을 향해 “Thank you”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튀어 나온다. 이처럼 미국인들이 “감사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이유는 초기 이민시절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이 우리의 삶에서 가장 성숙한 자세는 아마도 ‘감사하는 마음’아닐까 싶다. 사전적 의미로 ‘감사’의 뜻을 살펴보면 ‘고맙게 여기는 마음이나 고마움을 나타내는 인사’라고 한다. 내게도 고난과 역경의 시간이 많았지만, 그것마저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스승으로 삼은 덕분에 벅차다 싶은 목표까지도 달성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과 크리스마스를 큰 명절로 친다. 알다시피 신대륙의 개척은 1620년 신앙의 자유를 찾아 영국을 출발한 청교도들이 이주해옴으로서 이루어졌다. 추수감사절의 유래는 아메리카에 도착한 다음해인 11월, 추수를 마치고 축제를 벌인데서 시작됐는데, 수학을 풍성하게 한 것에 대한 감사는 아니었던 듯싶다. 당시 농사짓는 법을 가르쳐준 인디언들에 대한 감사, 102명이 함께 출발했지만 오는 도중 절반가까이 죽음으로서 처절한 생존에 대한 살아남아있음을 감사하는 마음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때 인디언들과 야생칠면조를 나누어 먹은 것은 추수감사절의 단골 메뉴가 됐다.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4년, 링컨대통령은 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어린이들을 돌보자는 취지에서, 11월 4번째 목요일을 추수감사절로 선포한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렇듯 감사하는 마음을 나누는 정신은 미국을 최강의 국가로 존속하게 하는 동기를 부여했다. 가끔 총기 사고로 위험이 도사리긴 하지만, 세계의 리더로 건재한 것은 국민 대부분이 도네이션문화에 익숙한 때문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소득의 크고 작음을 떠나 사회에 기부할 줄 아는 사람이 존경받는 나라가 미국이다. 금수저를 지탄하는 우리 사회는 이 점을 배우고 깨우쳐야한다.

한해를 돌아 볼 때 내게는 감사할 일이 너무나 많다. 1년 365일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새벽에 일터로 향하는 긴장의 연속에서도, 비즈니스는 일취월장하고 있어 다행이다. 노후의 풍요로운 안식처를 풍수지리 좋은 곳에 마련했으니 이는 땀 흘려 수고한 지난날에 대한 보상 아니겠는가. 또한 큰아들 내외는 경영할 커피전문점도 뉴저지에 새롭게 오픈하여 희망으로 가득 차 있고, 막내아들 내외가 수만 명의 축복 속에서 치른 ‘전통혼례식’은 가문의 영광은 물론, 가족이 값진 추억을 일기장에 남겨 둘 수 있었다.

아름다운 한민족의 문화로 결혼의 예식을 치른 주인공으로서, 세기의 주목을 받는 아들과 며느리는 행복하게 잘 살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2018 달라스 코리안 페스티벌’의 준비위원장을 맡아 미주에서 가장 화려하고 규모가 큰 한인축제로 발자취를 남기게 되어 기쁘기 한량없다. 진행하는 과정에서 예전의 뿌리 깊은 불신이 선량한 인심마저 오염 시키듯 냉랭함도 엿보였지만, 끈질긴 인내와 설득으로 최선을 다한 결과, 타민족에게 한인들의 위상을 높이는데 일조했다고 자부하고 싶다.

그래서일까? 이 글을 쓰는 여러 날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60평생을 살아오면서 어느 해보다 보람차고 행복을 만끽했던 2018년... 태평양을 건너올 때 다짐한 게 있었다. 내가 꼭 아메리칸드림을 이루어 성공하리다! 가족을 한배에 태운 선장으로 말과 문화가 다른 낯선 땅에서, 몰아치는 비바람을 막아내고 목적지에 도착한 것 같은 감격!, 물질만능주의에서 뜻을 이루려면 ‘돈’이 절대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지친 다리를 끌고 갈라진 손바닥을 부여잡으며 얼마나 많은 날을 눈물로 지새웠던가! 30대 중반에 은행 지점장으로부터 “인생에서 가장 비참한 순간은, 노후에 빈곤이다”라는 소름 끼칠만한 충고에 일찍 철이 들었고,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진리의 모범답안 같은 알뜰한 아내가 곁에 있기에 이런 행운을 거머쥔 듯싶다.

그래서 오늘은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떠오르는 햇살을 마주하며 아내에게 전한다. “당신 말이야, 야들야들한 애교는 없어도 언제나 인자한 눈빛으로 나를 지켜보고 있잖아. 젊어서는 애인이고, 중년엔 친구며, 말년인 지금 나의 어머니 같은 당신, 볼품없고 빈털터리였던 나를 ‘성실한 사람’ 일거란 하나만을 믿고 반려자로 나선 당신, 당신은 내 삶에 가장 소중한 동반자요. 사랑한다고 더 많이 말해 주지 못해 미안하오. 숨 쉬고 있는 그날까지 사랑하리다.”

감사하는 마음, 그것은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고 자기 자신의 평화를 위해서일 게다.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살면 우리의 뇌가 변하고 삶도 달라진다는 것은 이미 의학적으로 증명된 바가 많다. 불평불만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처럼 심장 박동수를 증가시키는데,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암 발생률이 높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원망하기보다 감사하는 마음을 간직하려는 습관은 100년 묵은 산삼을 복용하는 것 보다 더 큰 효능으로 건강을 지켜 주리라.

성경에 ‘항상 기뻐하고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처럼, 늘 감사함에 초점을 맞추고 산다면 더 풍요롭고 행복한 나날이 지속될 것이다. ‘감사하다’는 말과 행동은, 언제나 자기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법이라고.

오원성(재미칼럼니스트, 달라스한인회 부회장)
오원성(재미칼럼니스트, 달라스한인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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