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열時論] 김기현 국힘대표, 서울출마선언 빠를수록 좋다
[전대열時論] 김기현 국힘대표, 서울출마선언 빠를수록 좋다
  • 전대열(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 승인 2023.11.0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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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열(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전대열(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국민의힘이 인요한 혁신위를 내세운 것은 어느 누가 시킨 게 아니다. 당 대표인 김기현의 결단이었다. 강서구청장 선거가 몰고 온 태풍이다. 더구나 인요한 같은 인물을 발탁한 것도 그의 작품이다. 그는 인요한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하겠다는 정도의 언질을 줬다. 오죽하면 “무서울 만큼 많은 권한을 받았다”고 인 위원장이 실토했을까.

혁신위가 의결한 것은 공식적으로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 불체포 특권 전면 포기, 국회의원 회의 불출석 시 세비삭감, 현역의원 선출직 하위 20% 공천 원천배제 등 4개 항이지만 그것을 혁신으로 보는 사람은 없다. 그것이 잘못된 것이어서가 아니라 지금 혁신위의 가장 중요한 움직임은 3선 이상 의원들의 험지 출마 요구다. 특히 영남 출신 다선의원들이 그 대상에 오른 것은 당연한 일이다. 동일 지역구에서 3선 이상 5선을 한 국민의힘 소속의원들이 23명이다.

이들이 선거구를 가꾸고 온 힘을 기울여 돌봐온 노고는 참으로 장하다. 한 번 당선하기도 어려운 국회의원직을 여러 차례 따낼 수 있었던 것은 개인적인 헌신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의 지역구 선택은 본인의 연고지가 우선이다. 학연과 지연 그리고 대대로 그 지역에서 살아온 인연들이 얽히고설켜 지역구로 선택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상하게도 영남과 호남 그리고 충청권 등 지역 바람에 휩싸이는 수가 많다.

이 지역풍은 수도권에 몰려와서 자리를 잡은 지방 출신들의 숫자가 어느 도가 많으냐에 따라서 결정되기도 하는 기형적인 형태로 변질되었다. 누가 보더라도 정상적인 정치구도는 아니다. 이념을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 일반 국민들에게 좌우 이념은 덩달아 따라가는 것일 뿐 진정 본인의 신념은 아니다. 서울의 선거구가 강남과 강북의 투표성향이 정반대로 나타나는 행태가 바로 그것이다. 전국의 선거구가 3김시대의 잘못된 구도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정치발전을 좀먹고 있음을 깨닫지 않으면 국민만 손해 보는 구도다.

그런 의미에서 인요한 혁신위가 여당의 안전지구인 영남지역을 표적으로 일대 파란을 내던진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에 대해서 당사자로 지목되거나 지목될 것이 확실한 몇몇 의원들이 약간의 불편한 마음을 내비치고 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되는 일이지만 시대가 내던진 화두를 잘못 읽으면 안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인요한의 “그동안 국민이 희생하고 정치인이 이득을 봤는데 이제는 정치인이 희생하고 국민이 이득을 보아야 한다”는 절규는 기득권에 연연하는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이에 대하여 김기현 당 대표는 “혁신위에서 여러 가지 논의한 결과를 최고위에 공식제안 한다면 정상적인 논의기구와 절차를 통해서 검토하겠다”고 말하고 있으며 한 중진의원은 “혁신위는 방향을 제시하는 곳이지 이래라저래라 하는 곳이 아니다”라는 불만을 토로했다. 이들의 말대로라면 혁신위를 왜 새로 만들었는지 아무 의미도 없게 된다.

인요한 혁신위는 형식적으로는 하위기구일 수 있지만, 국민의 눈으로 보면 대통령도 꼼짝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을 가졌다. 지금 혁신위가 내놓은 최대의 제안은 단순한 험지 출마 권유가 아니라 그것만이 정치를 바꿀 수 있는 ‘큰 힘’이기 때문이다. 몇몇 기득권자들의 얄팍한 꾀에 휘둘려 혁신위안이 무산된다면 그것은 국민의 실망으로 돌아서고 국민의힘의 망조로 이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

이를 이겨내는 것은 김기현이 또다시 결단을 내려야 한다. 맨 먼저 서울 입성을 선언하라. 가장 큰 기득권자인 당 대표의 결단이 없으면 아무도 뒤따르지 않으려고 버틴다. 그의 서울 입성 선언은 빠를수록 좋다. 누구와 상의해서 결정할 일이 아니다. 노태우가 직선제 개헌을 선언했던 것처럼 김기현 역시 자기희생의 선언이 대정치인으로 성장할 제일요소임을 직시할 것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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