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열時論] 정치권, 자기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대열時論] 정치권, 자기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 전대열(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 승인 2023.12.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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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열(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전대열(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하고 맥없이 끝났다. 출발할 때의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바뀌면서 존재조차 희미하게 사라졌다. 인요한의 커다란 몸집과 전라도 사투리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그의 유머 감각은 처음에 많은 관심을 집중시켰지만 시간이 갈수록 연기처럼 스러져갔다. 그것은 전혀 혁신위의 잘못이 아니다. 혁신위가 내놓은 제안은 옛날부터 있어온 얘기였다. 한 자리에서 마르고 닳도록 해먹고 나중에는 자식대로 넘겨 일가 출세지역으로 탈바꿈시키는 우리나라 정당 공천제도는 그동안 많은 비판의 대상이 되어왔다. 이것은 한국만의 특성은 아니지만 민주주의를 내건 국가라면 반드시 고쳐야 할 문제점이다. 이번에 혁신위는 맘먹고 내질렀다. 공짜로 쉽게 먹는 지역구를 버리고 당내 중진들이 앞장서 험지출마를 하라! 대부분의 국민들은 쾌재를 부르며 박수를 보냈다.

뭔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기득권에 얽어매어 있는 선거구를 고수하려는 중진의원, 다선의원, 스타의원들은 자진해서 어려운 지역으로 옮기라는 소리 없는 명령이었다. 그들의 명성은 전국적으로 알려져 있기에 수도권의 선거구로 옮기더라도 크게 불리할 것도 없었다. 오히려 편한 지역구를 양보하고 새로운 지역구를 선택하는 희생정신에 갈채를 보내며 압도적인 당선표를 몰아줄 수도 있다. 정치는 이처럼 변화무쌍한 것이다. 이를 마다하고 질질 끌기만 하다가 결단의 시기를 놓치고 박수받고 떠날 기회를 헌신짝처럼 내찬 것은 천려일실이었다. 게도 구럭도 놓치고 결국 아무런 소득 없이 자리만 지키려던 당대표 김기현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한 치 앞만 내다보면 박수갈채를 받게 되어있는 정치적 구조가 형성되어 있는데 그의 판단력은 전혀 작동하지 않는 무기물이었나?

이 정권의 핵심적 역할을 하는 사람을 ‘윤핵관’이라고 불러왔는데 그 대표적인 인물이 김기현 장제원 권성동 3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모두 자기 지역구에서 5선 4선을 한 사람들이다. 인요한 혁신위가 중진스타의원들의 험지 출마를 재촉한 것도 말은 안 했지만 이 세 사람이다. 모든 국민이 다 알고 있는데 이들은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혁신위가 사실상 해체되면서 질타가 쏟아지자 당대표도 아닌 장제원이 전격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뒤통수를 얻어맞은 김기현이 뒤늦게 당대표직을 그만뒀다. 그나마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말조차 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결단은 혁신위가 제안한 ‘희생’에 해당되는지 여부도 애매하지만 일단 숨을 돌리는 데는 성공한 셈이다. 혁신위 초기에 이렇게 나왔으면 국민적 성원이 있을 수도 있었을 것을 효력도 없는 맹탕 사퇴가 되었다. 아직 권성동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으나 그 역시 앞선 두 사람의 뒤를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민의 기대는 변화와 희생임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이낙연의 창당선언을 두고 비판이 쏟아지지만 이재명의 사법리스크를 안고 싸워야 하는 후보군에서는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이재명 조국 추미애로 연결된 문재인 정부의 부정과 억지행각은 많은 국민들을 식상하게 만들었기에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새로운 변화는 혁신이다. 당대표라는 기득권을 고수하는 이재명식 정치는 혁신을 부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구나 중진 이상민은 이미 탈당했으며 다른 스타의원들도 창당이라는 보물 보따리를 열까 말까 신중한 모습이다. 이들은 기필코 이재명을 떠나 자기 길을 개척할 것이다. 혁신을 혁신으로 이어받지 못한 국민의힘을 억누르고 정당혁신의 큰 틀을 제시하여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깨끗하고 맑은 정치를 서비스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게 국민이다. 내년 총선에서는 여야를 떠나 자기혁신을 확실히 할 수 있는 정치인의 변화된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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