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상파울루(Sao Paulo)에서 ‘대한한글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홍현순(사진) 교장은 25년의 한글학교 경력을 갖고 있는 베테랑 교사이기도 하다. 대한한글학교에는 6명의 교사 외에도 음악교사 2명, 현지인 태권도 사범 1명이 봉사하고 있다. 홍 교장은 무척이나 후덕한 이미지와는 달리 한글학교 선생님들을 향해 온갖 잔소리를 쏟아대는 이른바 바가지 긁는 시어머니 역할을 맡고 있다고 실토했다.
호랑이 선생님처럼 스파르타식으로 하다 보니, 아이들이 부모님 말은 안 들어도 홍 교장의 말만은 무조건 복종한다는 후문이다. 왜 그리 한글학교 교사들에게 윽박지르냐고 묻자, “아이들이 토요일에 늦잠도 못자고 한글학교에 오는데, 교사들이 대충 가르치면 되겠냐”며, “학부모들과 아이들의 열정에 걸맞는 영양가 있는 교육을 한글학교 교사들이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답변했다.
심지어 홍 교장은 한글학교 교사 본인 의지와는 상관없이 서울대에서 진행하는 한글학교 교사 사이버 연수에 강제 등록시키기도 했다. 한글학교 교사들도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 물론, 반강제적인 자기계발 노력은 한글학교 교사들에게만 해당되지는 않는 듯하다. 최근 홍 교장은 현지 대학교 교육학과에 입학했고, 사이버 교사 연수도 이수할 계획이다.
브라질 지역도 한류 덕분일까. 현지에서 열린 한국의 모 대학교 입학설명회에 브라질 학생들이 구름처럼 모였다고 한다. 한국어를 열심히 배워 한국어 교수가 되거나, 한국기업으로의 진출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많다고 설명한다. 대한한글학교에도 한국어를 배우는 현지인들이 꽤 있다. 홍 교장은 “정작 한국인들이 한국어 귀한 줄 모른다”고 꼬집는다. 외국인들도 한국어 열풍에 빠져 열심히 공부하는데, 일부 동포 자녀들이 외국어에만 매몰돼 한국어·한국문화, 한국역사를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글학교 뿐만 아니라 현지 사립학교에서도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40년 동안 브라질에 살고 있는 홍 교장은 브라질의 매력으로 브라질 사람 특유의 푸근함과 여유로움을 꼽았다. 그 다음 두 번째는 일년 내내 다양하고 싱싱한 과일들을 원 없이 먹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중남미협의회가 8월 아르헨티나에서 진행하는 교사 연수에도 참가할 예정인 홍 교장은 현지에서 한국문화도 곁들여 가르치기 위해 이번 재외한글학교 교사 연수 프로그램 중 하나인 ‘문화예술 매개자 과정’에서 ‘소고춤’을 제대로 배워 상파울루에서 꼭 활용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