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판 한국역사교재 만들겁니다”
“영문판 한국역사교재 만들겁니다”
  • 이호근 기자
  • 승인 2014.07.14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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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미영 캘리포니아 다솜한글학교 교장

“한국에서는 영어교사였는데, 미국에 와서 졸지에 비전공 역사교사가 됐지요.”

NAKS(재미한국학교협의회)의 신임회장, 역사문화보급위원회 위원장. 최미영 다솜한글학교 교장이 가진 타이틀이다. 한국의 대신중학교에서 4년 간 영어교사로 일한 그는 86년 남편과 함께 유학길에 올랐다가 이제는 영어가 아닌 한국사를 가르치는 역사교사가 됐다.

그가 교장으로 있는 다솜한글학교에는 70명의 아이들이 10명의 교사들에게 공부한다. 주재원이의 자녀가 아닌 동포들의 자녀가 주를 이룬 탓에 한국어와 뿌리교육 중심으로 이뤄진다. 다른 특별활동을 하더라도 한국어교육과 접목할 수 있도록 구성한다고 했다.

“한글학교에서 활동한지가 만 10년 됐습니다. 처음에는 우리 아이들한테 한국어를 가르쳐야 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인데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사명감이 아닌 우리 아이에게 가르치려는 마음에 시작한 것이 차츰 교사로서 욕심을 내게 됐다. 한국어를 전공한 교사가 아니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전문성 있는 교사가 되고 싶어 더 배웠고, ‘아는 만큼 더 사랑하게 된다’는 말처럼 더 많이 알게 되니 사명감도 생기고, 사랑하는 마음도 커졌다.

그렇게 사명감을 안고 활동하던 2009년, ‘요코이야기’ 퇴출 서명운동이 벌어졌다. 당시 북가주 지역 회장이던 그는 회원들과 함께 서명운동을 벌였고, 결국 캘리포니아주 교육부의 인기교재에서 요코이야기가 빠지게 됐다. 이미 굉장히 큰일을 해낸 셈이지만 ‘요코이야기’가 교과서에서 빠지고 나서도 고민은 거듭됐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가’에 관한 것이었다.

“캘리포니아는 한국과 많은 교류를 하고 가깝게 지내는 곳이고, 한국인도 많은 곳입니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한국 전쟁과 식민지에 관한 것밖에 배우지 않았어요.” 아이들에게 역사를 가르쳐야 겠다는 것을 크게 깨닫고 정규학교의 교과과정을 보니 한국의 역사나 정신문화, 경제 같은 것들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오직 한국전쟁과 식민지에 관한 내용뿐이었다.

이대로 손 놓고 있을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한국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교육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아이들을 교육할 교재가 없다는 것. 그래서 이들은 2010년 ‘한국을 알자’와 2011년 ‘한국을 찾아라’라는 한국사 교재를 만들었다. 이 교재는 현재 미주지역 한글학교를 넘어 40개국, 300여 한국어 교육기관에서 교재로 쓰인다.

이번 5월에는 맞춤형 교재로 ‘한국역사문화 표준과정’이라는 책을 펴냈다. 방대한 한국사 중 재외동포 학생들이 꼭 배워야 할 내용을 주제별로 묶었다. 한국의 음식, 옷, 집, 말 등 문화부분과 고대사부터 근현대사에 이르기까지 역사 전반을 다뤘다. 그 중에서도 학생들이 더 관심있어 하는 근현대사에 더욱 초점을 맞췄다. 이 책들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영어로 된 한국역사교재를 만드는 것이 최 교장의 꿈이라고 했다.

“한국사를 공부할 수 있는 교재를 영어로 만들어서 미국학교에도 보급하고, 선교사분들에게도 보내고요. 그리고 한국에서도 쓸 수 있도록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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