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동칼럼] 치아건강과 장수 
[김재동칼럼] 치아건강과 장수 
  • 김재동(재미칼럼니스트)
  • 승인 2024.01.15 10:4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치아와 구강 건강이 장수와 삶의 질을 좌우한다. 그동안 발표된 수많은 논문과 연구 결과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식생활 개선과 질 좋은 의료혜택으로 평균수명이 급속도로 높아졌고, 이미 백세시대를 열었다. 장수의 필수 요건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바로 치아와 구강 건강이다. 치아는 소화기 건강과 직결되어있고, 정신건강, 특히 치매와 관련이 깊다고 알려져 있다. 각종 암과 구강 건강상태가 무관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최근 발표된 연구자료에 따르면, 백 세 장수 노인들의 공통점은 치아와 구강 건강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월등히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아가 튼튼해야 건강한 노년의 삶을 영위할 수 있다. 80대에 남아 있는 치아 수는 남은 수명의 연수가 되며, 구강 건강이 전신(全身) 건강의 지표가 된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치아나 구강 건강에 문제가 없어도, 대부분은 치과 주치의를 정해놓고 6개월에 한 번씩 치과를 방문해 정기검진을 받는다. 방사선 촬영으로 충치 등 전반적인 치아 상태를 알 수 있다. 치석과 치태를 제거하는 치료와 함께 구강 건강에 이상 유무를 진단받는다. 반면 한국에서는 치과 질환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결국, 치아나 구강에 큰 문제가 생겨 심한 통증이나 특별한 증상이 있을 때 치과를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병을 키워 오히려 의료비용부담이 가중되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로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노년에는 자연 치아를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치아의 1차 기능은 음식물을 씹는 것이다. 치아가 부실하면 인체 에너지원인 음식을 잘 씹지 못해 결국, 영양공급에 문제가 생기고 소화기 질환을 일으킨다. 치아 하나를 더 건강하게 유지할수록 수명이 약 2년 길어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치아 건강상태에 따라 평균수명이 10~20년 차이가 나기도 한다고 한다. 저작(咀嚼)에 필요한 최소 20개의 치아를 80대까지 유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치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은, 노후를 대비한 어떤 투자보다 경제적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자연 치아 하나의 경제적 가치가 대략 3천만 원 정도 된다고 한다. 32개의 치아 중 사랑니(wisdom teeth) 4개를 제외하면 총 28개의 치아가 남는다. 노년에 자연치아 28개를 건강하게 유지하면, 약 8억 4천만 원을 버는 셈이 된다. 발치(拔齒)로 인해 치아가 부족한 사람은 씹는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뇌에서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해마 부위에 영향을 주고 치매 가능성을 높이는 결과를 낳는다. 

한국인의 주요 사망원인인 뇌혈관질환과 심장혈관질환이, 입속 세균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특히 염증으로 턱뼈가 무너져 내려 치아를 뽑아야 하는 ‘치주병’은 노년 건강에 치명적이다. 경희대학교 치과대학 박준봉 학장은 “치주병의 원인인 세균이 혈관을 타고 몸속으로 들어가면 혈관 벽을 손상시켜 염증을 일으키고, 혈전(血栓)으로 뇌졸중이나 심장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입속 세균이 침에 섞여 기관지와 폐로 들어가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 폐렴 같은 호흡기 질환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2010년 국민구강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노인 56%는 ‘음식을 씹는 데 불편함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치아 건강이 나빠지면 몸에 필요한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는 데에 어려움이 생긴다. 질긴 채소와 고기를 씹기 어려워 섬유질 및 비타민, 단백질 등이 부족해질 수 있다. 건강한 노년과 장수를 위한 치아 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하루 세 번의 양치질, 하루 한 번 이상의 치실(dental floss)은 치아와 구강 건강을 지키는 기본이다. 치실을 하루 한 번만 한다면 저녁 식사 후를 권한다. 달고 신, 자극성 있는 음식이나 탄산음료를 피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턱 괴는 습관과 한쪽으로 씹는 습관, 얼음이나 게장 등 딱딱한 음식, 마른오징어는 치아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천천히 오래 씹기는 위장의 부담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침 분비를 촉진 시켜 구강 건강에 도움을 준다. 치아와 구강 건강관리를 꾸준히 하지 않으면, 결국 틀니나 임플란트(implant)를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치아 관리를 게을리하면 결국 돈과 시간, 통증의 고통이 수반될 뿐만 아니라 수명을 줄이는 결과를 낳게 된다. 

지난 몇 년 사이 건강하게 장수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치아 건강과 삶의 질에 있어 상관관계가 깊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되었다. 건강한 치아와 구강 관리가 장수의 기본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2024 갑진년(甲辰年) 푸른 용띠,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독자 여러분 자신의 건강을 살피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전신(全身) 건강에 지표가 되는, 치아 관리와 구강 건강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 독자 여러분의 가정에 행운이 깃들기를 바라며, 만사형통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필자소개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거주
작가, 한국문학평론과 수필과비평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시와 수필을 쓰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육걸부 2024-01-15 17:52:43
치아건강이 신체오복 중의 하나라는 말은 들었지만, 금전적으로 최고 8억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하니 옛말 틀린게 없네요.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