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스 내홍, 회원자격심사위의 ‘과잉’이 분란 불렀나?
낙스 내홍, 회원자격심사위의 ‘과잉’이 분란 불렀나?
  • 이종환 기자
  • 승인 2024.01.30 13:3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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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장, 이사장 등 집행부 모두 정권조치 내려… 회원자격심사위는 무소불위 권한?

(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반(反) 추성희 회장측이 지난 1월 15일 임시총회를 개최해 추성희 회장과 박종권 이사장의 사임을 기정사실로 하는 가운데,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의 추성희 회장은 “정관 벗어난 권리정지 조치를 수용하지 못하며, 임시총회도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추성희 회장은 최근 월드코리안신문과의 연락에서 “재미한국학교협의회 정관에 따르면 각 학교 대표가 직접 선출한 총회장을 이사회나 이사회 산하 어떤 기관에서 정권(권리 정지)를 시킬 수 없다는 내용을 나중에 인지하게 돼, 이메일로 사임 인사는 했지만, 사퇴를 번복하고 추후에 사임 번복 의사도 각 학교 대표자들에게 공식적으로 보냈다”고 해명했다.

추 회장은 또 “총회장을 정권시켰던 회원자격심사위원회의 결정 자체도 협의회 헌장(정관)에 맞지 않다”면서 “회원자격심사위의 과잉이 지금의 분란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낙스 정관은 ‘개인 회원의 자격 심사를 하고 본 협의회의 명예 손상 및 위법 행위 판정을 위하여 회원자격심사위원회를 둔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사회 혹은 총회장은 본 협의회 목적 달성에 모범적으로 공헌한 회원을 칭찬하여 표창할 수 있고, 이를 위해 이사회 혹은 총회장은 회원자격심사위원회의 자문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낙스가 혼란으로 치닫는 과정을 보면, 회원자격심사위원회의 과잉이 눈에 띈다. 지역협의회에 이에 일조했고, 심지어 집행부 내부에서도 파괴적인 목소리가 계속됐다.

추성희 회장 집행부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전임 김선미 회장 시기에 진행했던 사업이 중단하면서부터였다. 추 회장은 2022년 9월 취임 후 낙스의 사업을 조정하면서 KSB(Korean spelling Bee) 사업의 잠정 중단을 결정했다. 한글학교 학생들의 어휘력 측정 사업으로 김선미 직전 회장이 강력히 추진했던 사업이었다.

하지만 이 사업의 중단은 일부에서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추 회장은 “이 결정에 강한 반발과 불만을 표하며 낙스 내부에 파벌 형성이 시작됐다”면서, 그때부터 집행부 흔들기가 이어졌다고 소개했다.

이러한 흔들기에 기름을 부은 것은 윤혜성 당시 부회장의 이메일이었다. 집행부 3명의 부회장 중 한 명으로 위촉된 윤혜성 부회장은 회원학교들에 집행부의 회계 의혹과 임원 자격 문제에 대한 감사를 요청하는 이메일을 내보냈다. 이는 나중에 윤 부회장이 거주하는 시애틀의 한인 매체에 ‘낙스 분규’라는 기사로 게재된다.

낙스가 혼란에 빠진 가운데 2023년 새해 들어 낙스의 지역협의회에서 집행부에 의결서를 제출했다. 이 의결서는 낙스 산하 14개 지역협의회 중 13개 협의회 회장 이름으로 2023년 1월 16일 제출한 것으로, 수신인은 추성희 회장과 박종권 이사장, 그리고 감사였다.

의결서의 내용은 간단했다. 1월 6일과 7일 낙스 연석회의 중에 열렸던 지역협의회장단 회의를 1월 7일 저녁 10시에 추성희 총회장과 이사장의 배석하에 진행하고, 이어 다음날인 1월 8일 오전 8시에 추가로 진행된 윤혜성 부회장의 감사요청 의견을 청취한 결과, 연석회의에 참석한 지역협의회장들이 5개 항목을 의결했다는 내용이었다.

5가지 의결 내용은 윤혜성 부회장이 이사회에 요청한 낙스 감사요청안을 신속하게 받아들여 진행한다, 임원자격 논란이 된 두 명의 임원이 소속학교에 학교를 대표하는 직책으로 일하는지를 확인하는 서류를 받을 것, 낙스 정관에 따라 사업을 집행할 것, 낙스 정관 개정 전까지는 현 정관에 따라 진행할 것 등의 내용이었다.

이에 이사장 명의로 해명메일이 발송되고, 이어 시애틀총영사와 교육영사한테 낙스 관련 민원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이어지면서 총회장과 이사장에 대한 사퇴압력이 가중됐다.

이런 와중에 7월 20일 제57차 이사회가 열렸다. 이 이사회에서 황현주 박성희 부회장이 추성희 회장의 시정을 요구하며,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혼란 속에서 윤혜성 부회장은 ‘낙스 정상화’를 요구하는 이메일을 3차에 걸쳐 회원학교에 보내고, 14개 지역협의회장이 8월 2일 2차 결의안을 회원자격심사위원장과 추성희 회장, 이사장 등에 발송했다.

2차 의결안은 “재미한국학교협의회 명예를 손상시킨 4명의 회장단(총회장과 3명의 부회장), 조정과 중재에 실패한 이사장 등 5명에게 공동책임을 물음과 동시에 정한 절차에 따른 쇄신을 통해 협의회를 정상적인 궤도에 돌려놓기 바란다”며, “5명에 대해 회원자격심사위원회를 즉시 가동하고, 긴급 이사회를 열어 징계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이에 따라 회원자격심사위원회가 열려 추성희 회장과 3명의 부회장, 박종권 이사장에 대해 징계를 했다.

8월 7일자로 추성희 회장한테 발송된 심사결과 통지서는 정관을 위반한 임원임명, 정관에 어긋나는 지출, 윤혜성 부회장 이메일에 대한 부적절한 대응, 사업 무효화에 대한 책임 등에 따라 ‘정권’ 처분을 내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상벌위원회 성격의 회원자격심사위원회는 추성희 회장뿐 아니라 박종권 이사장, 황현주 박성희 부회장에 대해서도 정권 조치를 함께 내렸다. 윤혜성 부회장만은 경고 조치로 마무리지었다.

이처럼 회원자격심사위원회의 정권 결정이 내려진 가운데 8월 24일 제59차 이사회가 열렸다. 낙스 정관에 따르면 회원자격위원회의 심사 결정에 불복하는 경우 이사회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이사회는 제적 과반수 출석과 출석 과반수의 결의로 징계를 결정한다고 돼 있다. 그리고 이사회 결정이 최종 결정이라는 내용도 들어있다.

이렇게 해서 8월 24일 제59차 이사회가 열렸다. 심사위원회에서 정권 결정을 한 박종권 이사장은 이날 이사회를 소집하고 참석했으나 이사회를 주재하지 못했다. 본인이 징계 대상자라는 이유로 오준석 직전 이사장이 징계를 결정하는 이사회를 주관했다.

이 59차 이사회에서는 추성희 회장과 박종권 이사장, 3명의 부회장에 대해 회원자격심사위 심사 결정이 소개되는 한편, 사태 수습을 위해 비상특별소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의 정권 조치를 확정하는 것은 9월 27일 열린 제60차 이사회였다.

낙스 이사회는 14개 지역협의회장과 총회장, 직전총회장, 직전 이사장 등 당연직 이사 26명과 지역협의회장이 추천하는 선출직 이사들로 구성돼 있다. 선출직 이사수도 당연직과 동수인 26명으로 구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8월 23일 제59차 이사회와 심사결과를 확정하는 9월 27일의 제60차 이사회 기간 사이에 다시 복잡한 일이 벌어졌다.

이사회에서 심사결과가 확정되기 전인 8월 26일, 회원자격심사위에서 회장단 중 유일하게 경고 조치만을 받은 윤혜성 부회장이 이사회에 이메일을 보내 본인이 회장 권한대행으로 대행체제를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던 것이다.

이에 박종권 이사장은 윤혜성 부회장의 제명으로 대응했다. 그가 회원교 대표들에게 보낸 발표문에는 “현재 합법적인 총회장이 존재하고, 이사회가 8월 24일 ‘제59차 이사회’ 의결을 통해 ‘비상특별소위원회’를 구성, 이사회 및 낙스 정상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이런 모든 이사회 조치를 부정하는 윤혜성 부회장의 행동은 낙스 조직을 뒤흔드는 사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혼란을 막고 낙스를 수호하라고 이사장에게 주어진 권한과 책무로 ‘회장 권한대행’을 사칭한 분회장 부회장을 8월 26일부터 제명했다”고 덧붙였다.

제명사유는 ‘파벌조성 및 분열야기’와 “스스로 8월24일 이사회에 위임장을 제출, 이사회 의결에 동의함을 약속하고도 이사회 결과가 본인 뜻에 맞지 않는다고 이사회 의결에 불복, 낙스 조직과 운영체계를 파괴했다”는 내용이었다.

발표문은 ‘‘회원자격심사위원회의 구성과 진행절차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회원자격심사위원회에 징계심사를 요청한 사람들이 심사했다”면서, “징계결과 통보도 회원자격심사위원회가 (이사회 결의 없이) 독단적으로 확정결과를 먼저 통보했다(8월 6일)”는 내용이었다.

그런 가운데 제60회 이사회가 9월 27일 열렸다. 회원자격심사위원회의 심사 결정이 투표에 붙어 추성희 총회장과 박종권 이사장의 정권이 결정됐다. 오준석 임시 이사장은 이 결정은 해임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박종권 이사장은 항의했으나 묵과되자, 사임 인사를 하고 퇴장했다. 윤혜성 부회장에 대한 총회장 대행 건이 투표에 붙었지만, 무산됐다.

이로써 집행부와 이사장 등은 이날 ‘해임’당했고, 추성희 총회장은 추석 인사를 빌어 ‘마지막 인사’를 했다. 하지만 추성희 총회장과 박종권 이사장은 정권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사임을 번복했다. 이에 대해 반대측은 추성희 회장 집행부 사퇴를 기정사실로 하고, 새로운 대행체재를 출범시켰다.

‘총회장 권한대행’을 자칭한 윤혜성 부회장은 지난 1월15일 사퇴됐다. 앞서 이사회에서는 북가주협의회 부회장이던 손민호 부회장을 낙스 부회장으로 선출했다. 이어 다시  애틀랜타의 선우인호씨를 총회장으로 선출하고 총회 인준을 위해 임시총회를 공고했다. 그러나 지난 1월 15일 임시총회에서 총회장 인준을 앞두고 선우인호씨가 총회장을 사퇴했다. 이 임시총회에서 윤혜성 부회장까지 사퇴하면서, 이날 부회장으로 인준된 손민호 부회장이 총회장 대행을 맡았다. 낙스가 두 집행부로 갈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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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 2024-03-06 17:12:19
박종권이 무슨 자격으로 부회장을 제명하나? 그리고 그 부회장은 멀쩡하게 총회장 권한 대행 맡으면서 지난번 임시총회까지 열어서 박종권 추성희 정권인준 통과 시키고 나왔는데? 뭔소리.

ㅇㅇ 2024-01-30 18:31:17
전부 읽어보니 윤혜성이가 잘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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