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청구 모두 기각, 소송비 원고 부담” 판결
(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정금현 전 홍콩한국국제학교 교장이 월드코리안신문에 실린 관련 기사를 삭제하고 3천만원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에 대해 법원은 정 전 교장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도 정 전 교장이 부담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정 전 교장은 2017년 8월부터 2019년 12월 사이의 홍콩한국학교 관련 기사 삭제 및 손배소 소송을 2022년 7월 대전지방법원에 냈다. 그후 대전지법 제11민사부에서의 공판 과정을 거쳐 지난 2월 7일 판결이 선고됐다.
정 전교장은 월드코리안신문의 기사가 자신과 대립관계인 홍콩학교 이사회와 일부 교사의 입장만을 대변한 기사를 게재하여 명예가 훼손됐고, 정신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며, 기사 삭제 및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와 관련해 대전지방법원은 “공직자의 도덕성 청렴성이나 그 업무처리가 정당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여부는 항상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감시와 비판 기능은 그것이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닌 한 쉽게 제한되어서는 아니된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정금현 전 교장이 삭제를 청구한 기사들에 대해 “전체 기사의 주된 내용은 교장인 원고(정금현)에 대한 자녀 특혜 관련 의혹들과 이에 반대하는 200여명의 홍콩학교 학부모, 일부 교사의 의견, 이를 종합하여 원고를 해임 의결한 이사장 등에 대한 형사재판 개시, 형사재판에 대한 이유와 판결 내용에 관한 것”이라면서, “이는 홍콩학교 한국과정의 교장인 원고의 학사운영과 관련하여 상당수 학부모들과 대립하게 된 사항, 즉 대입 직전의 교육현장, 그것도 해외에 있는 교육현장에서의 공정한 학사운영에 관한 의혹과 위 학부모들의 원고 해임요구, 이사회의 원고 해임의결, 교육부의 제지, 법원의 형사재판 등 일련의 절차와 경과가 담긴 것으로 그 자체로 공공의 관심사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판결문은 또 “원고에 대한 위 의혹부분으로 인하여 원고의 명예라는 인격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여지도 있다”고 전제하면서, “그러나 피고 신문사가 사건 전체기사를 게재하게 된 주된 의도와 경위, 이 사건 전체 기사의 주된 내용 및 그 내용의 공공성, 표현방식에서의 간접성, 원고에 대한 위 의혹의 진실 여부에 관하여 의심이 완전히 해소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종합할 때 이 사건 전체 기사를 삭제하라는 것은 피고 신문사의 언론 출판의 자유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어서, 이는 원고의 인격권 침해의 정도와 비교할 때 형평성을 잃은 과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법원은 “이 사건 전체 기사가 삭제되어야 할 정도로 허위이거나 위법하다고 볼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따라서 원고에게 이 사건 전체 기사에 관한 삭제청구권이 있음을 전제로 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없이 이유없다”고 판결했다.
판결문은 결론으로 “원고(정금현 전 교장)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고 밝혔다.
정 전 교장은 홍콩한국학교에서 귀임후 교육부 장학관으로 재직하면서 이 소송을 제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