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기] 아프리카중동한상팀의 '남도맛기행'⑤ 해남 대흥사를 찾아서
[동행기] 아프리카중동한상팀의 '남도맛기행'⑤ 해남 대흥사를 찾아서
  • 해남=이종환 기자
  • 승인 2018.11.1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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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초당 대신 해남으로…대흥사 초입에서의 모금 소동
아프리카중동팀과 함께 여행한 젬마가 대흥사 입구에서 K-pop에 맞춰 춤추고 있다.
아프리카중동팀과 함께 여행한 젬마가 대흥사 입구에서 K-pop에 맞춰 춤추고 있다.

해남 대흥사냐, 강진 다산초당이냐? 진행팀은 다음 행선지를 놓고 잠시 망설였다. 대흥사는 남도에서 자랑하는 대형 사찰이다. 가볼 만한 데지만, 단풍이 제대로 들지 않았을 것 같다는 게 걸렸던 것이다.

당초 강진에서 오찬을 하고는 해남으로 가서 대흥사를 참관하는 ‘단풍기행’을 예정했다. 하지만 전날 선운사에서 절정에 이른 단풍을 본 탓으로 ‘다산초당’이 선택지로 떠올랐다.

강진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유배를 와서 18년을 살면서 후학을 가르치고, 저술활동에 힘쓴 곳이다. 다산은 유배 후반기의 10년 동안은 강진군 도암면 만덕리에 있는 현재의 초당에서 기거하면서 ‘목민심서’ 등을 저술하고, 애민애족과 실사구시의 실학사상을 완성시켰다. ‘다산초당’이라는 현판은 추사 김정희 선생이 쓴 글이며, 초당 옆으로는 다산이 금붕어를 키우던 연못도 남아있다.

“다산초당은 오르막길이고, 대흥사는 편평한 길이니….” 이런 고민 끝에 진행팀은 원안이던 해남 대흥사로 버스를 향했다.

대흥사에는 서산대사의 부도가 있다. 서산대사 휴정은 제자인 사명당 유정과 함께 승병을 이끌고 왜적에 저항한 승병장이다. 그의 삶을 담은 ‘청허당집’에는 그가 열반할 때 남긴 임종게가 전해지고 있다.

“천가지 만가지 생각이 화로 속의 한 점 눈꽃송이였구나/ 진흙소가 물 위를 걷나니 땅과 하늘이 갈라지는구나(千思萬思量 紅爐一點雪 泥牛水上行 大地虛空裂)”

서산대사는 임종 전에 자신의 초상화에 다음과 같은 글귀도 적어넣었다고 한다.

“팔십 년 전에는 저것이 나이더니, 팔십 년 후에는 내가 저것일세(八十年前渠是我 八十年後我是渠)”

대흥사는 예상대로 단풍전선이 다다르기 전이었다. 전날 고창 선운사에서 본 붉고 노란 단풍은 아직 한 주는 더 기다려야 할 듯했다. 대흥사는 금당천이라는 계곡을 경계로 남원과 북원으로 갈라진다. 남쪽의 넓은 절터를 두고 좁은 북쪽 기슭에 대웅보전 등 주요 건물들이 모여 있는 이유가 궁금했지만, 붙잡고 물어볼만한 스님들을 찾지 못했다.

절에는 모시는 부처님이 다른 경우가 더러 있다. 대웅보전 혹은 대웅전은 석가모니 부처님을 가운데 두고 좌우로 아미타불과 약사여래를 모신 곳을 일컫는다. 적멸보전은 불상이 없이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곳이다. 적멸보궁으로도 부른다. 한편 대적광전은 비로자나불을 본존불로 모신 법당이다. 화엄종 사찰에 주로 많다고 한다

인터넷으로 이런 내용을 찾아보면서 다시 초입까지 돌아나왔는데, 주차장 한켠이 요란했다. 작은 거리 음악회가 열린 곳이었다. 남도맛기행 팀으로 함께 다니던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젬마 양이 음악공연을 지켜보다, 공연단 앞에 마련된 모금통을 들고, 춤을 추며 모금을 시작했던 것이다.

짐바브웨에서 태어난 영국계 백인 3세인 젬마는 말라위 조용덕 회장을 따라 인천한상대회에도 참여하고, 아프리카중동한상 남도맛기행에도 참여했다. 대형 담배유통상을 하는 아버지 곁을 떠나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있는 할머니 댁에게 일시 기거하다가 말라위의 조회장을 따라나섰다는 것이다. 젬마 부모와 일찍부터 친했다는 조회장은 젬마를 ‘수양딸’이라고 소개했다.

한국 방문이 처음인 젬마는 가는 곳마다 신기했던지 탄성을 내지르다, K-pop공연을 보고는 즉석에서 모금통을 들고 춤을 추며 사람들의 지갑을 풀도록 만들었다. 돌발적인 연출이었다. 이를 보고는 대흥사 초입의 파전집에 자리잡았던 남아공의 이국영 회장과 보츠와나의 김채수 회장도 함께 뛰어들어, 음악회는 졸지에 아프리카와 중동, 세계가 함께 즐기는 문화 융합의 장으로 바뀌었다.

대흥사에서 장흥 우드랜드 숙소로 돌아오면서 저녁 맛기행 식당으로 찾은 곳은 장흥군 회진항에 있는 된장물회집이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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