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문화재단 재능기부단의 유럽나들이-3] 국고 탕진해 만든 ‘백조의 성’에 관광객 몰려
[종이문화재단 재능기부단의 유럽나들이-3] 국고 탕진해 만든 ‘백조의 성’에 관광객 몰려
  • 취리히=이종환 기자
  • 승인 2018.11.2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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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리히에서 퓌센을 거쳐 뮌헨으로

‘백조의 성’으로 유명한 독일 퓌센이 다음 행선지였다. ‘종이문화재단 재능기부단’은 11월20일 아침 취리히를 벗어나기 전에, 먼저 시내 탐방에 나섰다.

취리히 시가지를 돌아보는 것은 원래 전날 저녁 일정으로 잡혀 있었다. 하지만 인터라켄에서 루체른을 거쳐 오는 길이 너무 지체돼 이날 아침으로 미뤄졌던 것이다.

취리히는 금융이 발달한 스위스 최대의 도시다. 맡긴 사람과 은행만 안다는 스위스의 비밀금고는 헐리우드 영화에도 자주 등장한다.

취리히 시가지는 아름다운 호수를 끼고 있었다. 호수로 흘러드는 리마트 강을 끼고 양측으로 아름다운 건물들이 늘어서 있었다.

아침 날씨는 섭씨 0도. 쌀쌀한 초겨울 기운을 느끼며 일행은 호수를 거쳐, 프라우 민스터 교회 주변과 뮌스터 다리 위를 거닐어 보고는 다시 버스에 올랐다.

다음 행선지는 독일 퓌센이었다. 스위스에 인접해 있는 독일 남부의 퓌센은 ‘백조의 성’으로 유명한 소도시로, 한국인 관광객들의 발길도 최근 많이 늘어난 곳이다. 관광도 국력이다.

취리히에서 퓌센으로 가는 길은 오스트리아를 잠시 거쳤다. 스위스-오스트리아 국경을 건너고, 다시 독일로 접어들면서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로 접어들었다. 알펜가도라고 했다.

이 길은 로맨틱가도 등과 함께 독일에서 경치를 자랑하는 7개 국도 중의 하나라고 가이드가 소개를 했다. 차창으로는 예쁜 지붕과 창문을 가진 독일 남부의 농촌 집들과 전원 풍경이 끝없이 펼쳐졌다.

퓌센의 구시가지에서 돼지고기와 야채볶음 메뉴로 점심을 들고는 ‘백조의 성’ 관광에 나섰다. 백조의 성은 독일에서는 노이슈반슈타인 성으로 부른다. 뜻으로만 풀이하면 ‘새로운 백조 돌’성이다. 19세기 프로이센의 독일 통일 시기, 바이에른 국왕이었던 루트비히 2세가 전쟁에 지고 은둔해 살고자 지은 성이었다.

루트비히 2세는 내면적인 성격으로 극도의 대인기피증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로 시집간 사촌누이를 사랑하면서, 41세로 의문의 죽음을 맞을 때까지 독신으로 지냈다고 한다. 비운의 스토리를 가진 로맨틱한 왕이었다.

루트비히 2세는 퓌센의 ‘백조의 성’ 외에도 오버암버가우에 린더호프 성, 프린에 헤렌킴제 성을 건축했다. 퓌센에 아버지가 지은 호엔슈방가우 성이 있는데도, 그 위에 자신만을 위한 ‘백조의 성’을 만들었듯이, 그는 성을 만드는데 무척 집착했다. 이 때문에 국고를 탕진해, 결국  ‘정신병자’라는 진단을 받고 신하들로부터 강제 폐위되고 만다.

많은 성을 만들어 나라살림을 들어먹은 탓에 강제 폐위를 당하는 비운을 겪었으나, 그가 남긴 성들이 이제 관광객들을 끌어 모아 수익을 올리는 화수분이 돼 있으니, 이것도 역사의 아이러니라 할까?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도 그런 점에서는 비슷하다.

백조의 성은 시간대를 정해 안내자가 인솔하며 성을 둘러보도록 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안내데스크에는 우리말로 설명하는 오디오 가이드가 비치돼 있어, 우리 일행은 이를 들으면서 성 내부를 돌았다.

이날은 스위스고 독일이고 간데 종일 영하를 오르내리는 날씨였다. 백조의 성 뒤에 있는 높은 바위산도 눈과 서리로 하얗게 뒤덮여 있었다.

‘백조의 성’ 옆 깊은 계곡에 위태롭게 걸려있는 ‘마리아 다리’는 폐쇄돼 이날 방문할 수 없었다. 눈 때문에 길이 미끄러워서 폐쇄됐다는 설명이었다. 루트비히 2세가 전망대로 만든 이 다리는 아래로 천길 낭떠러지가 펼쳐지는 독특한 풍경을 가진 곳이다.

성 아래 주차장까지 걸어서 내려오니 이미 해거름으로 날이 어둑했다. 우리는 서둘러 버스에 올라, 이날 숙소가 있는 뮌헨으로 향했다. 뮌헨으로 가는 길도 두 시간여가 걸렸다. 취리히에서 퓌센을 거쳐 뮌헨으로 가는 이날 여정은 서울에서 부산까지보다 약간 더 먼 거리인 듯했다.

뮌헨은 맥주와 축구, 자동차 BMW로 유명한 도시다. 저녁은 시내 중심가에 있는 호프집에서 역시 돼지고기 스테이크로 식사를 하고, 외곽에 있는 홀리데이인 호텔에서 여장을 풀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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